지면으로 내려앉으려면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야 하나
겁이 나는데.
자꾸만 겁이 나는데.
아니지
아니야
안전한 착지는 중요하지만
낙하산에게는 중요하지 않지
그건 포인트가 아니야
낙하산의 포인트는 다른 데 있어
낙하산의 목적은 낙하하는 데 있지 않지
사실은 낙하하는 과정이 포인트지
높은 곳에 올라 뛰어내릴 때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견디면서
생을 향해 가는 것.
그게 포인트라고.
겁이 나더라도, 자꾸만 겁이 나도
결국 삶에 닿는 것.
그러니까 어떻게든
땅 위에 닿아야 하고
삶에 닿아야 하지
그게 낙하산을 편 자의 임무고
책임이야.
요약하면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