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벚꽃 피었다”
“응, 그래. 벚꽃 피었네.”
“이제 봄이 왔나봐.”
“응, 봄은 예전부터 와 있었지.”
“와, 데이지꽃도 있다.”
“데이지꽃 어디?”
“아까 경비실 앞에”
“아? 그래? 엄마는 못 봤는데?”
“응. 있었어. 아주 조그맣더라.”
“아주 조그매서 엄마 눈엔 안 보였나보다. 넌 작아서 볼 수 있었고.”
“응.”
“어른들이 못 보는 걸 어린이가 볼 수도 있다. 그치? 그러니까 어린이라서 좋은 점도 있는 거야. 작은 것들을 자세히 볼 수 있잖아.”
“응. 맞아.”
“엄마, 다음에 경비실 지나갈 때 데이지꽃 있나 봐야겠다.”
아이와 아파트 단지 경비실 앞을 지나가며 지난 3월에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빨리 어른이 되어 아빠처럼 키가 크고 싶다고 하는 아이에게 어린이라서 좋은 점도 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데이지꽃을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곤 잊어버렸는데 아이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나서 최근에 경비실 근처에 데이지꽃이 피어 있나 살펴보았다. 정말 작은 데이지꽃이 피어 있었다.
오늘 생각이 나서 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었다.
“정말 경비실 앞에 데이지꽃이 있더라. 엄마가 봤어. 정말 작던데?”
“응. 내가 딱 정확하게 봤지. 난 작아서 정확하게 볼 수 있었어.”
아이가 자신있게 웃으며 말했다. 올해 봄은 아이 덕분에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데이지꽃을 발견한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