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해프닝
어떤 야구모자를 쓴 초등학생 (고학년으로 보였지만 그냥 키가 큰 것일 수도 있겠지)남자아이가 길을 지나가는데 아파트 베란다에 있던 개가 왈왈 하고 짖었다.
그러자 그 초등학생이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쳐다 보더니 왈왈 소리를 냈다. 개는 그 소리에 자극을 받았는지 더 크게 왈왈왈 짖었다.
그러자 그 초등학생도 더 큰 소리로 왈왈왈 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한참 동안 번갈아가며 이어졌다.
주고 받는 왈왈왈 소리에 깔깔깔 웃음이 났다. 누가 이겼을까? 개 짖는 소리가 끝까지 들렸던 걸 보면 개가 이긴 거 같다. 아이는 아마도 도무지 양보할 것 같지 않은 개의 짖는 소리에 가던 길을 그냥 갔을 것이다. 어린이 장난기와 약간의 귀여운 허세, 왠지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빚어낸 듯한 왈왈 합창단의 연주 소리가 울려 퍼졌던 한낮의 해프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