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묻는 순간과 마음에 관하여
올해 가을에 나온 은모든 작가의 단편 소설 ‘감미롭고 간절한’을 읽었다. 어제는 이태원 참사 추모 1주기였다. 며칠 전 한 유튜버의 라이브 방송에서 할로윈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며 살짝 놀랐다. 이제 할로윈 축제는 다시 열리지 못할 거라는 생각과 달리 조용히 코스튬 플레이를 하고 지역에서 할로윈 축제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압사되어 사라져 버린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할로윈 축제에 관련된 또다른 기사를 보았다.
미국에서 이태원 할로윈 축제 중 총격 사건이 발생하여 사람이 사망했다는 기사였다. 그리고 또 그 사이에 이태원으로 추모하러 가는 발자국들을 쫓아간 기사를 보았다. 대만에서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추모를 하러 이태원을 찾았다는 외국 남성의 인터뷰가 실린 기사도 보았다.
쉽게 잊은 사람들과 잊지 못하는 사람과 추모하는 발길들 속에서 이태원 참사 사건은 어떤 기억으로 남겨져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소설은 소설 속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이후나 그 즈음에 쓰여진 소설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 잊혀지고 사라질 시간을 우리는 살아간다.
그 시간들 속에서도 남겨져야 할 것들, 남아 있어야 하는 어떤 마음들에 관한 이야기 같다고 느꼈다. 우리가 가져야 할 어떤 감미롭고 간절한 순간들과 그때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좋지.” 나는 물 잔을 건네며 대답했다.
“별 일 없이 잘 있는지, 이제 서로 자주 좀 들여다보고 살자.”
-은모든, <감미롭고 간절한>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누군가를 다시 만나는 일
어딘가로 또다시 향하는 일
그리고
되돌아오는 일에 대해
예상치 못한 화해의 가능성과
오래도록 바라던 작별의 기회에 대해
자주 떠올렸습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