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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준파파 Apr 27. 2020

욕실타일 재시공. 디자인과 안전 두 마리 토끼 다 잡자

안전 토끼 한마리가 도망갔었다.

전전긍긍(戰戰兢兢) : 싸울 전, 싸울 전, 삼갈 긍, 삼갈 긍

  - 매우 두려워 조심함

  - 타일이 떨어질 줄 상상이나 했나. 사고날까봐 잠도 못잠.

발본색원(拔本塞源) : 뺄 발, 근본 본, 막을 색, 근원 원

  - 폐단의 뿌리를 뽑아 근원을 막는다는 뜻

  - 덧방하자는 업자도 많았지만. 절대 안됨. 시멘트똥까지 다 떼어버림. 완전철거 후 재시공이 답.

청출어람(靑出於藍) : 푸를 청, 날 출, 어조사 어, 쪽빛 남

  - 제자가 스승보다 나음을 이르는 말.

  - 하도 공사를 많이 하다 보니 실리콘은 그냥 내가 침. 아는 사람 중 제일 잘한다고 업자한테 칭찬 받음.

동병상련(同病相憐) : 한가지 동, 병들 병, 서로 상, 불쌍할 련

  -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동정하고 도움.

  - 업자도 나도 처음 해 본 겨울공사. 코로나로 둘 다 어렵지만 그래도 함께 도와서 해결. 감사해요.




아주 오랜만에 글을 쓴다.

그 동안 큰 일이 있었다. 거의 한 달은 멘탈이 나가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주제를 얘기하기 전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꼭 언급을 하고 가야겠다.


처음 언급한 것처럼 우리의 첫 집은 겨울 공사였다. 콘크리트 주택이었기 때문에 겨울에 얼 수 있는 습식 공사인 콘크리트를 11월에 마무리하였다. 12월부터는 내장 공사였으므로, 겨울과는 크게 상관없다는 것이 건축업자와 나의 판단이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타일이었다. 첫 집은 펜션이었기에 욕실이 5개나 되고, 욕실마다 스파도 있어서 보통의 욕실에 비하여 크기가 2배에 달한다. 우리에게 타일에 문제가 생겼다는건, 욕실 5개를 다 공사해야하기 때문에 그 규모가 엄청난 것이다. 간단히 말해 타일이 터졌다. 집은 계절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한다. 그러면서 결속이 제대로 되지 않은 자재들은 겨울이 지나면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타일이 여기저기 갈라져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타일이 떨어져나간다.


타일이 조금 부서진거야 실리콘 등을 덮으면 되는데, 타일이 떨어지는건 보통 큰 일이 아니다. 타일 공사를 다시해야한다는 생각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처음 평 단위 공사한 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협의를 하였고, 서로 비용을 일부 부담하여 하자보수하기로 하였다. 건축업자가 하자보수를 해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본인이 현장을 보고 같이 진행하기로 하였다. 건축업자에 대한 원망이 그래도 조금은 수그러들었다. 건축업자도 나도 다시는 겨울공사를 하지 않겠다며, 눈물을 머금고 다 뜯어버리고 다시 공사하였다.


전부 다 뜯었다. 타일을 뜯기 위해 세면대, 변기, 스파를 다 뜯어내야했다. 보통 큰 공사가 아니다.


이번에 타일 공사를 하면서 타일 붙이기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 욕실에 타일을 붙이는 방법은 정말 여러가지가 있다. 업자들도 제각각 다른 방법을 제시한다. 우리는 다시는 타일이 떨어지는 참사를 겪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은 업자들의 의견을 듣고, 심지어 "쌍곰" 본사에도 전화를 걸어 가장 적절한 방법을 고르고 골랐다. 전원주택을 지으시려는 분들은 절대 업자말대로 대충 하지 말고, 타일은 제대로 붙였으면 한다. 타일을 뜯는다는건 어마어마한 일임을 다시한 번 말씀드린다.


1. 타일 벽이 어떻게 마무리 되어 있는가를 본다.

  - 목조주택은 방수 석고보드로 되어 있다.

  - 콘크리트 주택은 보통 미장 마감되어있다.

2. 타일 크기를 고른다.

  - 아무래도 큰 타일이 무거우니까 떨어지기도 쉽다.

  - 작은 타일은 손이 많이 간다. 메지에 곰팡이도 잘 피고, 붙이는 것도 일이 많다.

3. 타일을 붙일 접착제를 선택한다.

  - 떠발이는 큰 타일의 일부에 전용 시멘트를 올려 벽에 붙인다.

  - 압착 방식은 벽 전체에 본드 등을 바르고, 타일을 붙인다.

4. 기존에 타일 있을 경우에는 덧방 할 것인지 철거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 타일이 안전하고 단지 디자인만 바꿀 경우에는 타일 위에 타일을 붙인다.

  - 타일이 탈락될 것 같으면 철거를 해야 한다.

5. 메지를 고른다.

  - 보통 흰색 메지를 선택한다. 시공도 용이하다. 관리를 못하면 나중에 누렇게 변한다.

  - 관리나 디자인적 측면에서는 검정색 메지를 추천한다.


목조주택 신축의 경우에는 압착 방식으로 타일을 붙이면 된다. 문제는 콘크리트 벽면이다. 콘크리트 벽면도 목조주택처럼 벽에 얇은 나무를 대고 석고보드를 붙이는 방법이 있지만, 아예 나무 기둥으로 되어 있는 목조주택에 비하여 아무래도 불안하다. 그래서 보통 떠발이를 가장 많이 하며, 우리의 경우에는 방수 미장을 한 후 방수본드를 이용하여 작은 타일을 붙였다.


나는 다시는 떠발이로 큰 타일을 붙이지 않을 것이다.


업자들은 떠발이도 절대 안떨어진다고 안전하다고 한다. 그러나 큰 타일을 떠발이로 붙이는 것은 업자 입장에서는 여간 편한게 아니다. 물론 타일이 무거워서 힘들기도 하지만, 큰 타일을 붙이면 금방 끝난다. 본드보다 떠발이용 시멘트가 훨씬 싸다. 그러니 떠발이만 해도 충분하다고 하면서 설득하지만, 네이버에 타일 하자, 타일 떨어짐 등으로 검색하면 거의 100% 떠발이 시공 방식이다. 집이 주변 환경에 의해 흔들리거나, 겨울을 지나면서 수축과 팽창을 하게 되면, 결속이 잘 안되어 있는 떠발이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는 것이다.


이게 떠발이 시공이다. 그나마 이건 시멘트를 많이 쓴 현장이다. 그래도 떨어진다. 두 군데만 붙인 곳도 많다.


떠발이는 재공사도 어렵다. 부분 시공이야 위 사진처럼 떨어진 면에 본드(하얀색이 새로 바른 본드다)를 발라서 시공할 수 있지만, 전체 공사를 할려면 저 시멘트 똥덩어리를 다 떼어 내야 한다. 당연히 깨끗하게 안 떨어지고, 벽이 지저분해지므로, 석고를 붙이던지, 전체 미장을 하던지 추가공정을 또 해야 한다. 어차피 정해진 건축 비용이 있으니 알아서 선택해야할 일이겠지만, 나는 다시는, 절대로 떠발이로 큰 타일을 욕실에 붙이는 공사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정도 강조했으면, 떠발이 시공을 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건축주라고 생각한다.


자, 그럼 이번에 우리는 어떻게 했는가. 그 많은 선택지 중에 우리가 고른 방법이다. 물론 정답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고도 타일이 탈락된다면 나는 앞으로 콘크리트 집의 욕실 벽은 그냥 방수페인트로 마감하려고 한다. 그만큼 안전한 방법으로 시공하였다.


1. 떠발이를 모두 제거하였다.

2. 울퉁불퉁한 면을 잡기 위해 전체 미장을 하였다.

3. 미장할 때 방수액을 섞어서 전체 방수를 같이 하였다.

4. 쌍곰 방수 드라이픽스를 사용하였다.

  - 가장 비싼 자재다. 수영장 용이며, 지하철 같이 진동이 있는 곳에서 사용하는 자재다.

5. 작은 타일을 붙였다.

6. 검정 메지를 하고 싶었으나, 업자가 투덜거려서 하얀색으로 했다.

7. 구석 구석 물이 들어갈만한 곳을 실리콘으로 마무리하였다.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깔끔하다. 검정색 거울로 포인트를 두었다. 수전 등도 검정색을 하고 싶었지만, 기존 수전이 너무 멀쩡하여 바꾸지 못한 것이 아쉽다.


가장 고민이 많았던 것이 접착제의 선택이었다. 욕실 하나 기준으로 본드가 약 5통이 들어간다. 총 접작체 비용은 떠발이용 시멘트는 5만원, 쌍곰의 세라픽스 본드는 10만원, 수입 아덱스 본드 15만원, 쌍곰 방수 드라이픽스 20만원 선이다. 우리처럼 욕실이 5개가 되면 일반 본드와 비교했을 때 자재 값만 2배가 된다. 게다가 본드에 비하여 드라이픽스는 시멘트 계열이기 때문에 공정이 조금 더 걸린다. 접착제를 바르고 타일을 붙이면 본드처럼 순간 접착으로 딱 붙어야 하는데, 시멘트 계열이다 보니 순간 접착이 잘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 번 굳어버리고 나면 접착력은 몇 배가 된다. 인건비도 1.2배 정도 더 들어간다.  


우리가 욕실 타일용으로 본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게 본드에 "습기가 있는 곳에 사용하지 말라"고 써있기 때문이었다. 타일업자 까페에 들어가보면 세라픽스 등의 본드를 욕실에 사용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현실의 대부분 업자는 세라픽스로 욕실을 붙인다. 본드는 완전히 굳지 않으며 물이 닿는 순간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시멘트 계열은 물이 애초에 섞이기 때문에 물이 닿아도 크게 상관 없다. 그러나 본드는 물에 취약하다. 그래서 세라픽스 설명서에 보면 욕실에 사용하지 말라고 되어 있다. 주방 타일 등에 붙이는 것이다. 업자들은 세라픽스가 시공이 편하기 때문에 거의 다 세라픽스로 한다. 보통의 작은 가정집이야 상관 없겠지만, 큰 욕조를 넣는다던지, 많은 가족이 사용하는 욕실은 세라픽스가 아닌 드라이픽스로 시공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업자는 싫어한다. 그리고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은 작은 타일로 붙이기를 권한다. 큰 타일이 조금씩 떨어져나가는걸 눈으로 본다면, 그 공포는 상당히 크다.


욕실 5개 기준으로 싹 뜯고 다시 시공한 비용을 적어본다. 개인 가정은 여기에 나누기 5를 하고, 조금 더 비용을 추가하면 될 듯 하다. 통으로 업자에게 맡길려고 했더니, 7명의 업자가 모두 1,300만원 정도를 불렀다. 정말 도둑들이다. 이래서 직접 사람을 써서 해야 한다.


1. 철거(변기 및 세면대 포함) : 인력 3명 2일 (75만원)

2. 미장 : 인력 1명 1.5일 (40만원)

3. 변기 및 세면대 설치 : 30만원

4. 스파 철거 후 재설치 : 50만원

5. 타일 시공비 : 인력 3명 2일 (180만원)

6. 타일 자재비 : 타일 180만원, 접착제 100만원, 부자재 20만원

7. 폐기물 : 50만원

8. 실리콘 전체 마무리 : 25만원


총 750만원 정도 들어갔다. 지붕은 뜯지 않았다. 벽 타일 뜯을려면 지붕도 철거해야한다는 업자들도 많았는데, 전혀 상관 없었다. 공사 기간은 중간 중간 양생 기간이 있어서 10일 정도 걸렸다. 결국 계산해보면 공사업자가 총 금액의 40%를 수익으로 잡수는 것이다. 물론 직접 했기 때문에 내가 신경써야하는 일은 있었지만, 그건 통으로 맡겨도 마찬가지다. 철거비만 객실 당 70만원은 받아야한다는 업자도 있었으나, 결국 총 비용은 비슷했다. 철거에서 남기나 타일 시공에서 남기나 어쨌든 총 견적의 40%를 본인들이 이익으로 남기는 것이다. 동네 업자나 큰 업자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번거롭더라도 직접해야한다.


아. 가끔 욕실 재공사를 하면 변기가 맞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는 분들도 있다. 변기가 구멍에 딱 맞는 것은 정심, 딱 맞지 않은 경우에는 편심이라는 것을 사용하면 아무 문제 없다.


타일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기로 한다.


다음으로 바닥재와 벽지, 조명에 대한 이야기다. 집 다 지어놓고 노란색 원목 바닥재와 꽃무늬 실크 벽지로 마감하고, 아주 값비싼 샹들리에와 대형 부엉이 시계로 마무리하는 집들이 있어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도 디자인을 잘 모르지만, 진짜 꽃무늬 벽지는 하지 말자. 아니, 벽지는 다시 할 수 있지만, 정말 누런색 바닥재는 답이 안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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