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효도와 가짜효도

아. 또 명절이 온다ㅠ

by 서준파파

“사부인, 쉬게 해주고 싶으면

집에 좀 보내주세요.

사실 그렇잖아요.

사부인도 명절에 딸 보니 반가우시죠.

저도 제 딸 보고 싶어요.

딸 오는 시간이면 제 딸도 보내주셔야죠.

시누이 상까지 다봐주고 보내시니,

우리 지영이가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사돈, 저도 제 딸 귀해요.”


82년 생 김지영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입니다.



요즈음 결혼 적령기의 여성들에게

결혼 선배들이 충고하는 조심해야 할 남자 중

‘효자’가 있습니다.


자기가 해야 할 효도를

아내에게 ‘대리효도’ 시킨다는 것이

주요 이유입니다.


결혼 선배들이 말하는 피해야 할 결혼 상대인

‘효자’는 정확히 말하면,

‘효자인 척 하는 남자’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잘하는 사람이

‘좋은 배우자’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께 잘하려고 하는 것도

‘사람’에게 잘하려고 하는 것이며,

부모님께 잘하는 배우자가

와이프에게도 잘하는 남편이 된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무엇이 ‘사람’에게 잘하는 것이고,

대립되는 ‘상황’이나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효자’가 피해야할 결혼 상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시부모님과 아내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이지만,

대립되는 상황(특히 유교사회에서는 더욱더 많이)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참 많은 상황에서 시부모님과 아내가

대립되는 당사자가 됩니다.


쉽게 단순화하면,

여기서 누구 편을 들어야하느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와 뉴스 기사 등을 토대로

대리효도에 관한 대략적 정의를 내려보면,


‘한 쪽의 배우자가 다른 배우자에게

자신의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강요하고 바라는 것’

정도인 것 같습니다.


주로 남성이 와이프에게 대리효도를

강요하고 있다는 언급이 많아 보입니다.


맘카페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대리 효도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가져와봤습니다.


“A형 독감 중인데 시댁에서 명절 지내고 있어요.

전 다 부치고 어지러워서 방에 들어왔네요.

그냥 잠은 집에 좀 가서 자고 싶어요ㅠ.

20분이면 가는데ㅠ”


“시어미께서 넘어져 다치셨어요.

남편이 출장 다녀와서는

시어머니 걱정된다고 하더라구요.

한시간 정도 거리라,

지금 바로 가자고 했더니,

자기는 내일 회의 준비할 거 있다고

못 간다고 하더라구요.

내일 저 혼자 가서 돌보고 오라네요.

내가 운전하는 동안 회의 준비하라고,

혼자는 못간다고 했더니,

인정머리 없다고 하네요.”


“매 주말마다 시댁에 가요.

일 있어 못간다고 얘기하면

반찬 가져가라고 하면서 오라고 해요.

남편은 중간 역할도 못하고,

우리끼리 어디 간다고 말도 못하고,

효자 놀이하고 있네요.

시할머니에게도 자주 전화하라고 시키고요.

전화벨 울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거려요ㅠ”


한편으로는 속칭 해외 여행은

아들이 보내주는게 아니라 딸이 보내준다는 말처럼,

남편 입장에서도 아내의 대리효도를 한다고

반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교 사상이 아직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아내에게 예전의 어머니가 하던 역할을

강요하는 일이 많다는 점에서 봤을 때,

대리 효도 문제는 주로 아내 쪽에서

불합리한 상황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남편이 해야할 일을

대리효도로 미루지 않는 것만으로도,

조부모님과 아내는 대립 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하는 가족이 될 것입니다.


모든 일이 생각을 바꾼다고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아내와 조부모님이

대립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다면,

남편이 부모님에 대한

자기의 일을 미룬 것은 아닐까라고

한번 쯤 달리 생각해보는 것도

가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가짜효도에 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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