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by 칼리닌그라드


사시사철

1. 봄 • 여름 • 가을 • 겨울 네 계절 내내의 동안



이른 봄이면 매화가 핀다. 붉은빛 매화가 망울을 터뜨리면 겨울이 끝나가는구나 알아챈다. 개나리가 피면 학교를 가야 한다. 목련꽃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다.


여름이면 담장 너머로 능소화가 얼굴을 내민다. 작열하는 태양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더운 여름일수록 능소화는 더욱 짙은색으로 물들어간다. 해바라기는 밝게 미소 짓고, 장미는 고상한 체 하기 바쁘다.




가을이면 꽃무릇이 애틋한 사랑을 말한다. 고향역 주변엔 코스모스가 초원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억새들이 바람에 날려 나긋한 가을노래를 부르고, 들국화가 노지에서 고개를 든다.


겨울이면 동백꽃이 물들어간다. 붉게 더 붉게 물든 동백꽃은 남녘에서 머물겠지. 조금 더 지나면 프리지아가 피고, 다시 개나리가 필 것이다.



우리에게 꽃을 피우지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핑계는 조건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추워서, 더워서, 맑아서, 흐려서, 해가 떠서, 뜨지 않아서 우리는 꽃피운다.






꽃이 못 필 계절은 하나도 없다.

꽃이 피지 않는 날은 하루도 없다.

꽃이 피지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etique”: II. Adagio cantab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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