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savina의 인형이야기
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사람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느낄 때가 더러 있다. 물리적인 폭행이 아닌 정신적인 폭행. 상대의 악의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폭언들은 딱히 거칠고 사납지 않아도 그 악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가족의 경우는 허용이 된다는 이유로 더욱 사납고 과격한 표현이 오고가곤 하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정말이지 괴로웠다. 언젠가는 그 폭언이 자신을 향한 폭탄이 되어 돌아가리라는 걸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상황에 오래 시달리는 동안 깨달았다. 주위에 의지할 사람도 책임져야 할 사람도 없는 환경에 노출된 인간의 무서운 고립감이 결국 삶을 포기하게 한다는 것을.
언제부터인가 주위에 대한 원망과 푸념만 늘어놓는 동안, 인형은 오히려 피와 살을 가진 사람보다 더 친근한 존재로 다가오기도 한다. 구태여 보살핌을 팔요로 하거나 애정을 갈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애완동물보다 간편한 애정의 대상이기도 하다.
사실 요즘은 늘 지쳐 있는 상태이다 보니 충분히 보듬어 주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정 자체가 식은 건 아니다.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좋은, 그리고 바라보는 걸 무조건적으로 허용해주는 그들의 너그러움에 고마움을 느낀다.
언젠가는 이 현실의 불안을, 이 모든 상처를 내게서도 그들에게서도 떼어내 멀리 보내버릴 날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