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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종 Aug 07. 2023

올해의 목표를 이루셨나요?

다이어리를 들쳐보다가 1월 1일에 쓴 올해의 목표를 봤다. 그대로 옮겨보겠다.


2023년이라니 놀랍다. 늘 놀랍다. 한 해가 이토록 빨리 가는 것도 놀랍고 1969년에 태어나 선지 2000년대인 것이 아직도 적응이 안 됐는데 2023년이라니 더욱 놀랍다.

그래도 올해의 목표를 써볼까?


1. 글을 더 열심히 쓴다.


일주일에 1~2편의 글을 브런치에 올리는데 조금 더 자주 써보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보자. 육아나 유아교육 내용은 사실 나의 주요 흥미영역이 아니다. 내가 그나마 잘 아는 주제가 그것밖에 없어서 시작했지만 유아교육이나 육아에 대한 내용을 쓰는 일은 그다지 즐겁지 않다. 이제 막 육아에서 벗어나서 그런지 육아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밀쳐놓고 싶다. 다른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자. 다른 주제는 얄팍한 지식밖에 없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어찌 됐든 기죽지 말고 계속 써보기로 하자.


2. 가벼워지고 싶다.


생각들에서 벗어나고 싶다. 부모님 생각,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 생각, 자식들 생각 등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에서 가벼워지고 싶다. 나 자신의 미래와 앞으로의 목표에만 집중하고 싶다. 과거와 심리를 파헤치는 일은 조금 덜 하자!


3. 나를 사랑하자.


스스로에 대한 비난과 초라한 느낌에서 벗어나자. 더 잘 보살피고 비난하지 말고 소중하게 대접하자. 많이 좋아졌지만 더 적극적으로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자. 과거에 들었던 사소한 말들에 위축되어 있었던 거 같다. 내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의심하는 일,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서툴다는 느낌,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는 느낌, 그 모든 생각을 멈추자.


나에 대한 의심을 버리자. 그래도 괜찮다. 부족하고 머리가 좋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자. 그런 것을 정신승리라고 생각하고 자기기만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정신 건강을 위해 자기기만도 조금은 필요한 거 같다.


이렇게 목표를 적어놨었다. 올해가 이미 반도 더 지나간 8월이 되었다. 첫 번째 목표로 써놓은 글을 더 많이 쓰자는 그런대로 지키고 있다. 브런치에는 여전히 1~2편밖에 올리지 않지만 혼자서 글을 더 많이 쓰고 책 읽고 필사도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예전 에는 1년 동안 노트하나를 다 쓰지 못했는데 올해는 벌써 한 권을 다 쓰고 두 번째 노트를 반도 더 채웠다. 글의 수준이 나아지진 못했지만 계속 관심 갖고 쓰고 있으니 목표를 잘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목표는 생각들에서 벗어나기다. 이것도 잘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부모님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다.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뵙고 오면 그다음 날은 몸이 아플 정도로 마음이 안 좋고 힘들었다. 죄책감이 들고 계속 자책하고 저런 상황이라도 모셔 오는 게 맞는가라는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하지 않는다. 그냥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엄마 생각을 일부러 하지 않는 연습을 하고 있고 많이 좋아졌다.


더불어서 부정적 인간관계에 대한 곱씹음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냥 앞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는 일이 훨씬 수월해지고 있다.


자식걱정도 하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곧 군대에 가게 될 아들 걱정을 벌써부터 하고 있었을 거다. 이제는 하지 않는다. 그냥 무탈하게 잘하고 올 거라는 거를 믿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보다 불안감이 많이 사라지고 좋아진 게 느껴진다. 마음이 놀랍게 평화로워졌다.


이를 위해 마음 수양을 위한 책들을 매일 자기 전에 읽는다. 내 머릿속에 새겨 넣기 위해 노력하고 안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 걸려들지 않고 이게 나를 갉아먹는 쓸데없는 생각이구나 하고 알아차린다.


요즘은 별로 우울하지도 불안하지도 않다. 그냥 내 앞에 놓인 일만을 바라보고 행한다. 이 목표도 진행 중이지만 잘 되고 있고 뿌듯하다.


세 번째는 나를 사랑하기다. 이 목표에도 많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1,2번의 목표를 이룬 것이 나에 대한 자아상을 좋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부정적인 것들을 표출하면서 잘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생각들을 떠나보내면서 내가 가벼워지고 그런 나를 더 사랑스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올해의 나의 목표는 내 정신이 건강해지기 위한 것들이었고 잘해나가고 있다. 올해처럼 안하고 행복했던 적이 없었던 거 같다. 몸도 마음도 편안하다. 평안한 마음으로 올 후반기 계획을 잘 세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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