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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은 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했을까?

유대인의 역사와 사회 이야기 #7

기원전 7년 경부터 서기 36년 경까지 살았던 예수(Jesus, Yeshua)는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등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인물이다. 특히 기독교에서는 사도신앙 고백에 따라 하나님을 성부와 성자, 성령이 삼위일체 된 존재로 보는데, 예수는 하나님의 성령을 받아 동정녀 마리아에게 잉태되어 태어난 완전한 사람으로 여긴다. 예수를 '예수 그리스도'라고도 부르는데, 그리스도는 메시아를 뜻하는 그리스어 '크리스토스(Christos)'에서 유래한 말이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메시아(구세주)로 여기고,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에 앞선 예언자 중의 한 사람으로 여기며, 유대교에서는 예언자나 랍비 중의 한 사람으로 여긴다.     

나사렛에서 태어난 예수는 어느 정도 성장하여 출가를 한 후에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고, 이후 복음을 위한 길을 나섰다. 예수는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고, 물고기가 없는 바다에서 그물 가득 물고기가 잡히게 만들었으며, 중풍에 걸린 환자를 일으켜 세웠고, 빈 바구니에 생선과 빵을 가득 채우게 만들었으며, 죽어서 동굴에 묻혀있던 사람을 다시 살리는 등 수많은 기적으로 자신이 메시아임을 증명했다.     


유월절을 맞아 예수가 예수살렘에 입성하자 민중들은 '메시아'라고 외치며 환대했다. 하지만 유대교의 제사장들은 자신들에 대해 비판적인 예수를 위험한 인물로 보고 가리옷 사람 유다와 결탁해 예수를 체포했다. 공식적인 예수의 죄는 하나님만 할 수 있는 ‘죄를 사하는 일’을 한 신성모독죄와 성전을 무너뜨리겠다고 말한 협박죄였다. 하지만 간음한 여자를 앞에 두고 ‘죄 없는 자만 돌로 쳐라’고 말하는 등 기존의 율법과 전통을 조롱하고 모욕한 죄, 신앙과 공동체를 파괴한 죄도 컸다.       


예수는 유대인들의 자치기구인 산헤드린 의회에서의 재판을 거쳐 로마 제국의 유대 지방 총독이었던 본디오 빌라도의 재판을 받게 되었다. 빌라도가 유월절을 맞아 가이사의 선의로 죄수 한 명을 풀어준다고 하자, 재판장에 모인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의 왕이라 자처하는 설교자 예수가 아니라 살인죄를 범한 선동가 바라바를 선택했다. 예수를 벌하라는 유대인들과 제사장들의 압력에 영향을 받은 빌라도는 자신의 지위도 지켜야 했기에 예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해 죽게 만들었다. 유대인들은 왜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도록 압력을 가했을까?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하자 기존의 유대교 사상과 충돌되는 점이 많았다. 당시의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축복이 유대인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했고, 병들거나 가난한 사람은 죄를 지어 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예수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이고, 하나님의 사랑은 무한하기 때문에 유대인이든 환자든, 빈자든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착한 사람은 상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상선벌악(賞善罰惡)'의 교리도 뒤집어서 죄를 지은 사람도 진심으로 하나님 앞에 회개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죄인을 긍휼히 여기시고, 정의보다는 은총을 먼저 생각하시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랍비 예수는 유대인의 배타적인 선민사상과 형식적인 율법주의를 비판하며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듯이 이웃도 똑같이 사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즉, 유대인의 정해진 율법을 초월하는 '사랑과 믿음, 소망'을 전파했던 것이다. 예수는 율법을 그대로 지키면서 하나님과 이웃을 등지는 것보다 무한한 사랑으로 하나님과 이웃에게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는 율법과 할례 없이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았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율법과 할례는 유대인들에게 종교를 넘어 정체성이자 생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예수가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벽을 허물고 누구나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다는 복음을 전파하자 유대인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예수는 토라에 대한 복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믿음이 하나님의 응답을 부른다고 말했다. 유대인들은 토라의 율법을 철저히 지켜야만 다가올 최후의 심판 때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반면에 예수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만으로 충분히 구원이 가능하다고 설파했다. 유대인들은 토라를 부정하고, 선택받지 않은 이방인들과 하나님을 함께 모셔야 한다고 말하는 예수를 인정할 수 없었다. 예수를 추종하던 사람들은 '메시아'라고 불렀지만 많은 유대인들은 유대교의 전통을 무시하며 유대인들을 분열과 혼란에 빠뜨린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할 수 없었다. 결국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율법과 관습을 지키고, 신앙공동체의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해 예수를 배척하고 박해하며 십자가로 내몰고 말았다.      


참고> 진북 하브루타 연구소 추천 <하브루타를 위한 예수 그리스도(유대인 랍비) 관련 영화 리스트>

-> http://cafe.naver.com/zinbook/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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