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나같이 날림으로 손가락 하나만 담가본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내가 이 공부를 한다고 했을 때부터 주변에서 늘 들었던 질문이고 그만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피상적이고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건드려는 보았다는 자격으로 몇 마디 끄적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회학, 사회적, 그리고 사회학적이라는 말에 대한 이야기다.
우선 사회적이라는 말은 사건이나 현상이 다른 요소들과 상호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뜻이거나 어떤 사건과 현상이 구조속에 존재하거나 구조와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이를 독일어에서는 구분해서 전자의 의미로는 ‘sozial(조찌알)’로 표현하고 후자는 ‘gesellschaftlich(게젤샤프틀리히)’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구분된 용어로 표현하지만 두 개념이 무조건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사회학적으로 바라본다고 하면 sozial과 gesellschaftlich를 모두 포괄하는 관점으로 접근한다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사회학적인 관점은 하나의 개념으로 정리하기 힘든 경우가 있고 그 안에 다양한 관점을 내포하기도 한다. 사회학이 후발 주자임에도 학문적으로 그 의의를 지니는 것은 바로 이런 특성 때문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결국 각각의 요소들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인데 이는 수치적 자료를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경우도 있고 각 요소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논리적으로 연결시킴으로 밝혀낼 수도 있다. 물론 이 두 가지 길 또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적으로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양적인 방식과 질적인 방식을 연결시켜 관련성을 밝히고 이를 통해 현상과 사건을 이해하는 방법이 사회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학은 우리가 흔히 구분 지어 말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 이를 분화해서 다루기도, 융합해서 다루기도 한다. 사회학에서 나오는 연구 성과물들이 어떤 진실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며 사회학 연구의 목적이 사회적 진실을 탐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사회 현상에 대한 해석, 각주를 덧붙이는 작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세상의 모든 해석처럼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중용되는 해석이 있고 뒷전으로 밀리는 해석이 있다.
이 설명이 절대적이지는 않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나 대략 이 정도를 이해하면 사회학이 어떤 것이라는 감을 잡을 수 있을 거고 사회적이라는 말과 사회학적이라는 말을 구사하거나 이해하는 데 있어서 정확성을 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