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6주 (10개월)
임신 36주
36주 2일 차. 이제 임신 10개월에 들어섰다. 그렇다면 아이를 볼 날도 이제 한 달 도채 남지 않았다는 뜻. 3주 동안 난 입맛이 없어서 먹는다고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9킬로 증가에 그대로 머물고 있다. 그래서 아이에게 영양분이 잘 갔는지가 제일 걱정이다. 태동은 확실히 전 보다 심해졌다. 뭔가 느낌도 틀리고 간간히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 배가 아프기도 한다. 요즘은 잠도 잘 오지 않는다. 배가 커지니 움직이는 것도 불편하고 온 몸이 저리기도 하다. 그리고 현기증도 수시로 일어난다. 얼마 전엔 가만히 누워있는데도 천장이 빙글빙글 돌아서 정말 대성통곡하며 울었던 것 같다. 무서워서 말이다. 그만큼 몸이 체력이 예전만치 않아진 것 같다.
오늘은 막달이 됨과 함께 막달 검사를 하는 날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병원 가는 전날이면 왜 잠을 이루지 못하는지 오늘도 난 겨우 두 시간 정도 자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오늘은 병원에 가서 혈압을 재고 체중을 재고 나오니 병원에서 입원 안내서와 함께 분만하고 나면 신생아들이 받아야 할 검사 목록과 기타 설명들을 해주셨다. 그 말을 들으니 아...진짜 나의 출산이 임박했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
두근두근 설렘 설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아이를 보니 아이는 3주 동안 400g이 늘어 체중이 고작 2.4킬로란다. 선생님께선 또 아이가 주수보다 작다고 하셨다. 저번 검사 땐 3주 동안 800g이 늘었었는데 이번엔 고작 400g만 늘었다니. 영양분이 없어서 그런가... 난 또 자책하게 되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오늘 초음파를 통해 본 아이의 모습은 뭔가를 자꾸 먹고 싶은지 입을 오물오물하고 있었기때문이다. 그 모습에 마음이 더 아팠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여기저기 인터넷을 찾아보니 막달에 태아가 작으면 태아를 키우기 위해 수박을 많이 먹는다고 적혀 있었다. 이제 마지막을 위해 더 관리해야할 것 같다. 이젠 병원도 일주일에 한 번씩 검진을 가야 한다. 다음 주 검진 때는 아이가 조금 더 많이 커있었으면 좋겠다.
이 날 병원을 다녀온 뒤 산모수첩을 정리하였다. 천천히 하나하나 아이의 작고 작았던 그날의 초음파 사진들을 보는데 조그만했던 세포가 어느새 손이 생기고 발이랑 척추도 생기고 또 심장도 뛰고 이젠 입도 오물오물 거리 고하는 걸 보니 어쩐지 기분이 묘해졌다. 이렇게 잘 크고 있는 아이를 보니 기특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이제 정말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그저 난 아이가 건강하게만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것 말곤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하... 이제 아이 만날 날을 기다리며 출산 가방도 조금씩 싸놔야겠다.
곧 만나자꾸나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