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누군가'와 '향원', 그리고 '오늘'을 생각하며-

by 휴헌 간호윤


한 해의 시작-누군가와 향원, 그리고 오늘

2022년 1월 3일. 새해 첫 출근날이다. 사실 2021년 12월 31일이나 2022년 1월 3일은 힘 있는 자가 만들어 놓은 숫자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저 숫자에 전 세계인이 매여 있으니 나라고 아니 따를 수도 없다.

그래서인지 이 아침, 지나간 해와 올 해가 새삼스럽지 않으면서도 꽤 낯설다. 이미 작년이 되어버린 2021년 나에겐 적지 않은 일들이 일어났다. 적지 않은 일을 곰곰 생각해 본다. 모두 '어느 날' 만난 '누군가'로 인해서였다. 어느 날, 누군가와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서 내 삶에 작고 큰일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보면 올 한 해도 동일한 귀결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와 헤어지며 나에게 적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슬며시 누군가를 만나는 나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를 만나는 누군가에게 어떠한 존재인가? 의미 있는 존재인가? 아니면 잠시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결에 지나지 않나?

누군가에겐 의미 있는 존재이지만 누군가에겐 지나가는 바람결일 수도 있다. 생각해보니 존재와 바람결은 모두 내가 만드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존재로 혹은 바람결로 대하느냐에 따라 누군가도 나를 존재 혹은 바람결로 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암 선생은 그 누군가를 대하는 나를 '향원(사이비)'이란 말로 다잡았다. 누군가에게 '사이비(향원)' 되지 말자는 뜻이다. 연암 선생 따라잡기야 언감생시일망정, 저 어휘를 경배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어느 날', 누군가의 만남은 어느 날 이루어진다. 어느 날은 어제, 오늘, 내일 중, '오늘'뿐이다. 물리적으로 우리는 오늘, 바로 이 시간밖에 살지 못해서다. 누군가와 만남은 그렇게 오늘, 바로 이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올 한 해도 나에게 적지 않은 일이 누군가에 의해 어느 날 일어난다. 그 누군가는 이미 알고 있는 이일 수도 전혀 모르는 이일 수도 있다. 그것은 '누군가'의 나로부터 시작한다. 오늘.

2022년 1월 3일. 오늘, 나는 대학원 시절 은사님과 길을 걸어보려 나선다. 학문의 길로 들어선 나를 처음으로 인정해준 두 분 중, 한 분이시다. '누군가'와 '향원', 그리고 '오늘'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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