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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May 27. 2021

꿈 속을 헤메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

주식에 3천만원 꼬라박고 쓰는 글 7

나는 사회 초년생 시절 한 푼 두 푼 모은 월급 코인에 올인해 950만원을 날렸다.

이후 주식으로 눈을 돌려 2년간 3천만원이 넘는 돈을 날렸다.

평가손실 아니다. 실제로 손실 확정한 돈이 3천을 상회한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이미 막 주식을 시작한 주린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다.


왜냐? 앞으로 써 내려갈 상황들, 심리적 부침에 초연해지지 않고서는 절대로 주식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히 말하건데 이 말은 진리다.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행여 운이 작용해서 단기간 수익은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성공은 결단코 쟁취해 낼 수 없다.


1. https://brunch.co.kr/@kanaxia2/13

2. https://brunch.co.kr/@kanaxia2/14

3. https://brunch.co.kr/@kanaxia2/15

4. https://brunch.co.kr/@kanaxia2/16

5. 주식에 3천만원 꼬라박고 쓰는 글 5 (brunch.co.kr)

6. 주식에 3천만 원 꼬라박고 쓰는 글 6 (brunch.co.kr)






달콤한 꿈은 언제까지나 이어지지 않는다. 곧 깨어나고 만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고 나서야 꿈은 꿈이었구나 깨닫는다. 보통은 꿈을 꾸다가 죽어버리면 꿈에서 깨어난다. 꿈속에서 차에 깔리거나 어디에서 떨어지거나 하면서 화들짝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아 꿈이어서 다행이다. 싶은 그런 순간들 말이다. 영화 인셉션에서도 꿈속에서 깨어나기 위해서 자살하는 장면이 나온다. 꿈과 꿈의 시간의 차이를 이용해서 강바닥으로 떨어지는 승합차에서 다시 또 다른 꿈속으로 들어가고, 거기서 또 꿈의 꿈으로 들어가는 장면처럼.


그렇다. 꿈에서 깨어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죽는 것이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죽을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꿈에서 깨어난다는 것이다. 한 번 달콤한 꿈에 빠지면 목숨을 잃을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그 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무리 환상적이고 달콤한 꿈일지라도 꿈은 어디까지나 꿈일 뿐이다. 평생 꿈만 꾸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나는 그런 적이 있다. 그래서 루시드 드림이고 꿈 일기고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평생 꿈만 꾸고 사는 사람의 삶이 어떤 삶일까? 안타깝지만 우리는 식물인간이라고 부른다. 현실을 빼앗긴 채, 몸 안에 갇힌 분들 말이다. 이전의 자기 모습을 얼마나 간절하게 찾고 싶을까. 정말 그 심정이 만의 하나라도 이해가 될까 싶을 정도로 처절할 것이다. 그래도 목숨은 붙어 있다. 희망은 살아 있다. 꿈에서 깨어날 희망.


불교에 안수정등 이야기가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사나운 코끼리에 쫓겨 절벽 끝 나뭇가지 하나에 달랑 매달린 사람이 있다. 아래에는 독사가 우글거리고 그나마 움켜쥐고 있는 가지는 쥐가 파먹고 있다. 절체절명의 상황은 바로 이런 상황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처한 상황과 얼굴은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 헤 입을 벌리고 눈은 벌집에 고정된 채로 꿀 한 방울이 언제 떨어지나 정신이 팔려있다. 아,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음에도 어떻게든 꿀빨 생각만 가득하다. 이 어리석은 자는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나의 모습이고 우리의 모습이다.  


안수정등도


어쨌든 이렇게나 인간은 현실도피에 능하고, 시궁창보다 더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꿀 빨 생각만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망상에서 빠져나오기는 정말 불가능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려운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코끼리가 들이받거나 나뭇가지가 떨어지거나 손에 힘이 풀려버리거나 독사가 엉덩이를 물거나 하기 전까지는 위기가 위기인 줄도 모르고 왜 본인이 지금 상황에 처했는지에 대한 고찰은커녕 현실인식조차 되지 않는 어리석은 인간. 비로소 죽고 나서야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정말 무서운 것은, 죽어서 꿈에서 깨어나 버리면 다시 윤회의 길로 들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나도 같은 실수를 여러 번 반복했다. 그리고 또 반복하고 있다. 그렇게 당하고 또 당했는데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2017년, 2018년, 2019년 3년을 이어서 돈을 모으고 날리고 모으고 날리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2020년이 도래했다. 주변 동기들을 보면 새 차를 산 친구도 있고, 결혼자금에 보태 전세방을 구한 친구도 있었다. 안정적인 삼성전자 같은 주식에 투자해서 꽤나 시드를 불린 친구도 있었다. 그에 반해서 나는? 손에 쥔 건 겨우 6개월 정도의 급여뿐. 회사 기숙사 밥 먹고 밤낮으로 3년간 몸 바쳐 온 결과 치고는 너무나도 약소했다. 누린 것도 없는데 내 자산은 쌓이려고 하면 무너지고 쌓이려고 하면 빠져나가길 반복했다.


그즈음 내 심리상태를 되짚어보면, 그저 혼란스러웠다. 이정도 했으면 수익이 나야 되는데 수익은 커녕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돈은 사라지고, 매 달 월급 받아서 손해를 메꾸기를 반복했다. 분명 내가 선택한 길이 잘못되지 않았을 건데.. 가끔은 돈을 벌기도 하는데.. 이런 생각이었다. 내가 손절을 제대로 못 해서 그렇고, 진입 타이밍을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결국 차트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지 작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차트 공부라도 끝장나게 했어야 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하루에 100개씩 차트를 돌려보라는 말은 귓등으로 들었고 그저 유튜브에서 시황분석과 종목분석 강의만 주구장창 들었다. 그러고서 주식 실력이 상향될 거라고 믿었다.


녹아가는 계좌에 조바심이 나서 하락장에 크게 베팅하고 잃고를 반복했다. 나도 모르게 크게 걸고 크게 잃기를 몇 번 하고 나니 남는 게 없었다. 하루하루가 미쳐버릴 것 같았다. 자기혐오도 심해졌다. 나는 이것밖에 안 되는 건가. 그런 회의감이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지금 돌리는 쳇바퀴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지금 보면 원칙도 기준도 없는 뇌동매매 + 기도 매매에 불과했다.


그런 와중에 2020년이 도래했다. 이 때는 정말 회사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런저런 이슈가 끊임없이 터졌고, 사람은 없었다. 이미 한 명은 퇴사해 버렸고 한 명은 육아휴직에서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남은 사람이 어떻게든 메꾸고 돌리면서 희생했다. 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 그 대가는 더 큰 고생이었다. 밤을 새우고 주말 출근을 해도 격려는커녕 돌아오는 것은 비아냥과 비난이었다. 개 같은 회사. 때려치워버리고 싶었다.


아, 그러고보니 회사 때려치우고 하루에 15만 원만 벌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그 정도는 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1000만 원으로 1.5%만 먹으면 15만 원인데, 하루에 1.5% 먹는 게 어려울까? 싶었다. 모아둔 돈으로 단타를 치고 퇴직금으로 일 년간 생계를 유지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일 년을 부딪혀보고 돈을 다 잃으면 깨끗하게 주식시장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는 다시 업계로 돌아오든, 다른 공부를 해서 취직을 하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회사 다니면서 돈 벌어 봤자 이래저래 다 날리기를 3년 가까이 이어왔다. 이럴 바에야 그냥 지금 있는 돈으로 전업에 나서는 게 좋은 생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언제 그만둔다고 말할까. 매일매일 결심을 다졌다. 다음 주에는 꼭. 내일은 꼭. 그만둔다고 말해야지.



나는 아직도 꿈 속을 헤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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