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회복되는 과정
아물 때까지 계속 관심을 가져주는 것
회사 점심시간. 우리 회사는 내부에서 주로 점심을 먹는데 사무실 건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옆
건물에 휴게공간이 있는데 그 안에는 주로 직원들이 도시락을 싸오거나 밖에서 음식을 사 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탁과 의자 등의 필수 용품들이 다 갖춰져 있다.
지금으로부터 4주 전 회사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러 가는 도 중, 나는 괜히 앞에 걸어가는 직원과
같이 가고 싶어 져서 발걸음을 평소보다 빨리하다가 스텝이 엉켰는지 어디에 걸린 건지 나는 철퍼덕하고
세게 넘어져버렸다.
평소 이날이 아니어도, 가끔 넘어진 적은 있었는데 무릎이 까이거나 멍드는 정도로 가벼운 타박상으로
그친 것이 많았다.
그런데 이날은 넘어질 때 바닥을 손바닥으로 쌔개 짚으면서 팔목 바로 앞 바닥 쪽에서 피가 좀 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어벙 벙하게 앉아 상처 난 곳을 바라보고 있자니 살이 까여
너무 쓰라렸고 크게 넘어진 것이 너무 속상해졌다. 조심 좀 할걸
얼른 다시 사무실로 올라가 비상 약통을 찾았는데 친절한 동료가 내 손을 발견하고는
너무나 고맙게도 바로 상처 부위에 약을 발라주고 대일밴드까지 다 붙여주었다.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지만
그것보다 더 다친 것에 대한 걱정이 머릿속에 가득 차서, 감동이 오래가지 못했던 것 같다.
다리에 멍든 것보다 손바닥에 난 상처가 더욱 따갑고 욱신욱신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난 후에도 손바닥에 타박상을 입은 것인지 통증과
상처의 쓰라림 계속되어서 퇴근 후 약국에서 연고와 약을 가득 처방받아왔다.
잘 먹지 못하는 가루약을 입에 털어놓어 삼키고, 연고를 정성껏 바르고 밴드를 붙여주면
금방 낳겠지 하는 기대를 가졌다. 마치 연고 광고에서 처럼 새살이 쏙 하고 올라와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생활을 하면서 물이 손에 매일 닿다 보니 회복되는 과정이 더 더뎠던 것 같다
처음부터 방수밴드로 사서 붙일걸.
물이 자주 닿으니 상처 부위에 붙인 밴드가 며칠에 한 번씩 알아서 떨어져 나갔고
그때마다 나는 상처를 확인하게 됐는데 생각처럼 빨리 아물고 있진 않았다.
다치고 나서 첫 주에는 보기 흉측스러운 상처에서 둘째 주가 되니 조금은 아문 부분이 보이고
셋째 주가 되니 또 그것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고, 넷째 주가 되니 지난주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다가
몇일이 더 지나고 난 오늘. 상처는 거의 원래 상태의 모습을 되찾기의 95% 정도에 있는 것 같다.
나머지 5%는 아직도 메워지지 않은 빈 부분이지만 너무 얇아서 티는 안 난다.
미세하게 파인 부분이라서 거의 다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 아마 이번 주가 끝날 때면 말이다.
상처를 자주 확인하고, 살피면서 약도 정성스럽게 바르고 관리해주자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관찰해보면서
보이는 상처 건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입건 이처럼 회복되어 가는
과정이 분명히 존재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분명한 건 그 상처를 입으면 너무 아프고 쓰라리다는 거다.
상처의 종류에 따라 회복되는 과정도 꽤 고단하고 피곤할 수도, 빠를 수도 있다.
그래도 최대한 상처를 안 받는 게 좋은 거지만
어쩔 수 없이 받는다면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상처 위에 몇 주간 부지런히 도 발라줬던
연고와 대일밴드처럼
마음이 다쳤을 때도 더 깊이 상처가 스며들기
전에 나을수있는 나만의 효과적인 처방전을 미리 찾아놓아야겠다.
그래서 많이 고생하고 힘들어 하지 않길
내가 나를 잘 보듬어주고 정성껏 돌봐서 빨리 회복하는 건강한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