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세대와 Z세대의 갈등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MZ세대는 멋지고 예쁘다. 우선 그들은 젊다. 젊다는 것 보다 큰 특혜가 있을까 싶다. 젊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멋지다. 또한 MZ세대는 디지털이 몸에 배어 있다. 디지털을 열심히 배워 MZ세대보다 오히려 낫다고 말하는 이전 세대 인물도 가끔 보이지만 배워서 안 사람이 어떻게 타고난 사람을 당할 수 있겠는가. 다 가진듯 보이는 그들이 그런데 아파한다. 모든 젊은 사람은 아프지만 이전 다른 세대의 젊음과 아무리 객관적으로 비교해도 유독 심하게 아파한다. 안스럽고 미안해 진다.
MZ세대는 누가 뭐라해도 지금 시대의 주역이 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전한 주역이 될 것이다. 주역이 되었을 때 예상되는 걱정이 하나 있다. 그 누구도 예상 못했던 것이라 쉽게 동의하지 않겠지만 분명히 예상되는 갈등이다. M세대와 Z세대의 갈등이 그것인데 지금껏 인류가 경험한 세대갈등 중 단연 최고봉일 예상이다. 어쩌면 디지털시대라는 말을 사용하는 마지막 시기의 문을 닫는 가장 큰 갈등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 갈등은 곧 자신을 둘러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M세대와 Z세대를 묶어 MZ세대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이전 베이비부머 세대와 X세대라는 기성세대와 특징을 확연하게 달리 하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어린 시절부터 익숙해 일상의 생활패턴이 많이 다르다. 저녁시간 TV앞에 앉는 기성세대와 다르게 MZ세대는 자신의 인터넷 세계에서 자신이 고른 자신만의 시간으로 세상과 연결된다. 여가시간의 차이 뿐만이 아니다. 직업에 대한 가치관도 다르다. 조직에 소속되지 않는 개인기업과 창업을 선호하고 조직 속 일원으로 일하지만 조직을 이용할 뿐 조직의 구조 속 구성원이 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파편화된 개인을 마치 자신의 몸으로 실천하는듯 보인다.
그런데 MZ세대가 시대의 주역이 되는 2030년 쯤에 M세대와 Z세대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의 근거는 무엇인가? 우선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M세대와 Z세대의 부모 세대가 각각 60년대와 7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와 X세대라는 점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민주화시기 청년시절을 보냈다. 운동권 학생이었던 아니었던 젊은 날의 고민이 이 세대를 어느 정도 대변한다. X세대는 달랐다. 청년시절을 군부 독재정권의 시기를 벗어난 이후에 맞았다. 베이비부머 세대와 X세대는 많은 경우 사이가 좋지 않다. 전 세대는 민주화시기 고민을 늘 말하면서 후 세대를 고민없이 청년을 보냈다고 때로는 비아냥 거린다. 하지만 후 세대, 즉, X세대는 언제까지 구시대 굴레에서 머물러 있을 거냐면서 새로운 시대정신과 가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붙어있는 세대간에는 늘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M세대와 Z세대의 갈등이 부모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와 X세대의 연장전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세대간의 갈등도 대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점이 그냥 묘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부모세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을 두 세대가 다르지만 비슷한 갈등을 겪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MZ세대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두개의 년도가 있는데 1989년과 1998년이다. 1989년에는 베를린장벽이 붕괴되었고 www가 출발했다. 구시대 냉전 이데올로기가 무너지고 대신 인터넷 세상이 열린 원년이었다. 1998년의 의미는 흔히 간과되기 쉬운데 사실은 1989년 못지 않게 세계를 뒤흔들만한 일이 벌어졌다. 1989년 시작된 www 인터넷 세상에 검색엔진이 장착되기 시작된 것이다. 모든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것만으로는 지금 디지털 세계를 이해하기 어렵다. 1998년 시작된 검색엔진은 이후 2007년 드러난 구글 비지니스모델의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 출현의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1989년은 M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공통분모를 제공했다면 1998년은 두 세대의 특징이 갈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일반화되어 전혀 특별할 것도 없는 검색 기능이지만 실은 빅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엄청난 사건이 1998년 시작되었다. 태어나 검색 기능을 모르고 컴퓨터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익숙했던 M세대와 달리 Z세대는 태어나면서 부터 인터넷 세상은 곧 자신들이 직접 검색해서 가는 더 넓은 세계였던 것이다. 익숙해지는 것과 타고난 작은 차이가 결코 적지 않은 다른 특성이 될 수 있다. 그들의 혈액 속에 이 차이가 각인되어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태어난 MZ세대는 디지털을 배워서 아는 이전 기성세대와 세대갈등을 겪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을 배워서 아는 세대는 곧 주역에서 물러난다. 정치와 자본으로 물러나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추태를 보이고 있지만 시간을 어떻게 거슬리겠는가.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이후 디지털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 가면서 MZ세대는 다시 M과 Z로 나눠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를 꼭 나쁘게 보지 않는다. 갈등은 고민을 통해 새로운 시대로 가는 어쩌면 필요한 통과의례일 수 있다. 디지털 이전 시대의 마지막 끝자락 가치들을 조금은 가지고 있는 M세대와 완전한 디지털 세대 Z세대가 가지는 갈등은 비록 치열하겠지만 새로운 시대를 여는 따뜻한 대화이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이전 세대가 단 한번도 이루지 못한 따뜻하게 치열한 세대갈등을 MZ세대에게 염치없지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