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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단 Dec 14. 2023

대학의 기적, 다학제 융합이 가능하다고 믿다(11)

인공지능이 대중에 귀기울이게 하는 법

(11) 인공지능이 대중에 귀기울이게 하는 법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인 언어 자본주의가 디지털 시대의 상징이 되었다. 피하기 힘든 디지털 시대이고 인공지능이 온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기정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시대 분과 학문의 벽을 허물고 다학제 융합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인공지능의 올바른 이해는 필요해 보인다. 우선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라는 기초 위에서만 유지된다. 빅데이터는 “**말하고 구매하고 사용하는**” 언어, 즉 소통의 기호로 구성된다. 말 잘하고 구매 잘하고 사용 잘 하면 좋은 빅데이터가 만들어지는 반면 나쁜 말하고 탐욕으로 구매하고 함부로 사용하면 좋지 못한 빅데이터가 생성될 것은 분명하다. 디지털 자본주의가 어짜피 다가온 현실이라면 그리고 이에 대항할 특별한 대안이 없다면 제대로 된 자본의 가치가 만들어 지게 해야 한다. 자본이 말, 구매, 소비를 지배하게 두지 말고 대중의 말과 구매 그리고 소비가 가치를 형성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물론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겠지만 빅데이터의 주인은 대중인데 빅데이터가 대중을 주도하게 두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쉽게 간파 당하지 않으려면 빅데이터 형성 논리가 간단해서는 안된다. 빅데이터는 대중의 소통을 통해 형성되고 소통은 언어, 기호로 이루어진다. 소통의 언어인 기호를 다양하게 만들어 복잡한 빅데이터를 형성하면 이를 분석해 시장 이윤을 손쉽게 얻으려던 빅테크가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말하는 기호, 구매하는 기호, 사용하는 기호가 다양하게 복잡해지면 덩달아 빅데이터 형성 논리와 코드가 복잡해진다. 그러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인공지능은 자연스럽게 대중의 말, 구매, 사용을 쉽게 조종하려 하기 보단 대중에게 귀 기울일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학교육의 수많은 지식을 전하는 기호가 학점과 학위 뿐이라면 다양하고 복잡한 지식에도 불구하고 소통은 오직 학점과 학위로만 이루어져 교육 소통 빅데이터는 당연히 여기에 집중된다. 학점과 학위를 포함하되 다른 소통의 기호가 생겨야 비로소 교육과 대학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지금과 같이 한 학기 수업이 마치면 점수 평가를 통해 얻게 되는 학점 대신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사용하는 참여 학생의 언어 속에서 가치 형성 코드와 코드에 대응하는 지표를 디자인해 낼 수 있다면 학점이 아니라도 해당 학문의 사회 기여 방향과 연결될 수 있는 빅데이터 형성 논리가 만들어 질 것이다. 또한 앞서 설명한 대로 분과 학문 간 여러 다른 경계층을 만들고 전문 언어를 경계층 속에서 대중의 일상 언어로 전환해 각자의 소통과 담론을 나눈다면 교육 체계의 빅데이터는 자연 생태계의 복잡성을 닮아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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