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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테나 Sep 28. 2018

날개는 동체보다 강하다

비행중인 항공기에 세차게 부딪치는 바람의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

유난히 더웠던 올해 여름이 시작되던 지난 6월26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국제선 운항을 위해 토잉카로 탑승구로 이동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A330 여객기와 대한항공 B777 여객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시아나항공 A330은 윙팁을 포함한 날개가 일부 파손되었고 대한항공 B777은 동체 끝 부분이 심하게 파손되어 두 여객기 모두 수리가 불가피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승객과 휴대 수하물, 연료를 합하면 A330 시리즈와 B777 시리즈와 같은 중대형 기체는 240톤 내외, B747과 A380와 같은 대형 기체는 400~600톤에 이르는 민간 상업용 여객 및 화물기의 과거 지상 충돌사고 사례를 보면 날개와 동체 충돌 시에 피해 규모는 날개보다 동체가 큰 경우가 많은 편이다.

최대 8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우고 비행에 필요한 320,000리터의 연료를 가득 채우면 최대 이륙 중량이 600톤에 이르는 A380과 같은 초대형 기체가 활주로를 이륙해 900Km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것은 4개의 강력한 엔진과 함께 79.75m의 길이의 크고 튼튼한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

민간 상업용 여객 및 화물기를 포함한 모든 항공기가 지상에서 이륙하여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가장 큰 역할은 하는 기계적 장치는 날개이며, 일반적으로 민간 상업용 항공기는 동체 중간과 뒷부분에 있는 커다란 날개와 작은 날개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두 날개 중에 동체 중간의 큰 날개가 활주로 이착륙과 하늘을 날 수 있도록 양력을 공급과 비행 시 기체의 모든 무게를 떠받들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견고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지며 내부에는 강력한 출력을 내는 2기 또는 4기의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가 가득 차 있다. 

기종마다 그 크기가 다른 날개의 윗부분은 곡선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아랫부분은 납작하다. 공기는 날개에 부딪치면서 윗면과 아랫면으로 나뉘어져 흐르게 되는데, 이때 윗면과 아랫면의 압력 차이로 들어 올리는 힘이 발생하며 이를 양력이라고 한다. A320보다 A380의 날개가 큰 이유는 기체가 클수록 더 큰 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항공기는 활주로 이착륙과 공중에서 상승, 하강, 선회를 위해 양력 이외에 추력, 중력, 항력 등이 동시에 필요하며 조종사는 이를 활용해 기체의 방향과 자세를 조종한다. 

오늘날 에어버스와 보잉과 같은 항공기 제작사 엔지니어들의 가장 큰 기술적 관심 대상은 경제성과 친환경을 위해 연료 절약형 엔진, 가볍고 효율적인 동체와 날개의 개발이 주요 과제이다. 

자동차 이상으로 민간 상업용 항공기들도 연비 개선을 위해 탄소 섬유와 같은 소재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공기 마찰 저항과 가벼운 동체와 날개를 제작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통상적으로 윙팁으로 불리는 날개 끝부분이다.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술적 장치인 윙렛은 날개 끝부분을 뜻하는 윙팁에 대개 수직으로 붙어 있는 작은 날개이며, 국내외 여행이나 출장 시에 항공기 창가 좌석에 앉았을 때 눈에 들어오는 윙렛의 기본적인 역할은 유도항력 감소에 있다. 

날개 끝에서 발생하는 소용돌이에 의한 유도항력 감소와 동시에 발생하는 양력을 추력으로 돌려서 항력 감소와 연료절감이다. 윙팁과 윙렛이 만나는 접합부분에서 발생하여 생기는 저항하는 힘인 항력을 최소화 시켜 자체적으로 추가적인 추력을 만들어 간섭되는 항력을 상쇄시키는 개념으로 개발된 윙렛은 윙팁 부분에 수직으로 만나지만 접합부는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세계 민간 상업용 항공기 시장의 절대강자인 유럽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에서 제작하고 있는 항공기들의 날개 끝부분에는 기종에 따라 형상과 크기가 다른 윙팁 또는 윙렛이 장착되어 있다.

에어버스의 경우, 80년대 중반 A310에 화살 형태의 윙팁 펜스를 처음으로 적용해 연료 효율성 등의 상승 효과를 본 이후 A320, A330, A340, A380 등 대부분 기종에 윙팁 펜스와 윙렛을 결합한 윙팁을 장착했으며, 가장 최신형 A350, A330, A320 시리즈에는 그 동안 윙팁 기술이 모두 들어간 상어의 지느러미와 같이 생긴 샤크렛으로 불리는 윙렛이 날개 끝에 달려 있다. 

보잉의 경우, 윙렛이 적용된 기종이 에어버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요즈음 제작하는 B737 시리즈 외에는 B777-200LR, B777-300ER, B777F, B767-400ER, B747-8, B787-8, B787-9 등 최신형 기종에는 윙렛 대신 날개 끝부분의 후퇴각을 전체 후퇴각보다 더 크게 해 와류를 억제하는 레이키드 윙팁을 장착하고 있다.

이처럼 단순해 보이는 항공기 날개와 동체, 엔진 등이 항공기 제작 기술의 발달로 진화되면서 한번 급유로 17,000Km를 논스톱 비행이 가능한 에어버스 A350-900 ULR과 같은 기체의 등장으로 민간 항공사들의 항공노선 운용에 큰 영향을 끼쳐 10,000km 이상 장거리 노선에 논스톤 운항도 가능해졌다. 참고로 지구촌에서 가장 긴 논스톱 노선은 올해 말 싱가포르 항공의 싱가포르~뉴욕 노선으로 비행거리 15,288Km에 편도 비행시간 18시간 45분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에어버스, 보잉 등 전세계 모든 민간 상업용 항공기 제작사들은 경쟁 기종보다 친환경적이고 높은 경제성을 가진 여객기와 화물기를 민간 항공사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기술 전쟁을 하고 있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에어버스, 보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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