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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현숙 Jul 13. 2021

해당화

산책길에 만난 그리움의 빛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해당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가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 아닐까 싶다.

1절에는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을 사랑하는 19살 처녀의 순정을 그렸다.

애면글면 혹여라도 자신을 버리고 섬을 떠날까 애타는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2절에는 섬 생활이 즐겁지 않은 총각 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진다.

바닷가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시름을 달래고 있다.


해당화의 전설을 들어보면 여인의 온화하고 순종적인 이미지와  슬픔, 그리움, 원망 등을 담고 있다.

사랑하던 연인이 바닷가를 걷다가 여자가 파도에 휩쓸리게 되고 그 여인을 구한 남자는 죽게 된다. 이때 여자의 슬픔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여자의 뜨거운 눈물이 떨어진 자리마다 자라난 것이 해당화라고 한다. 남자를 잃은 슬픔, 남자를 앗아간 파도에 향한 원망, 그 사랑을 잊지 못하는 그리움이 그 눈물 속에 녹아 있었던 것이다.


바닷가 산책길에 해당화가 활짝 피었고 이미 진 꽃들은 탐스런 열매들을 달고 있다.

해당화 꽃의 그토록 고운 빛깔을 보면서 그리움의 빛깔을 알 것 같았다.

꽃에서 퍼지는 향기는 태곳적부터 쌓이고 쌓인 슬픔이 녹아있다.

그 향기가 원망스러운 파도에게로 가 닿을 때까지 해당화는 향기를 뿜어댈 요량인가 보다.


빗물에 흠뻑 젖은 해당화 열매는 부끄러움 많은 처녀의 자태인 양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열매 속에 쌓여있는 그리움을, 슬픔을, 원망을, 빗물을 핑계로 녹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쌓인 것들을 풀지 못하고 응어리져 버리면 저런 모습이겠지!

이토록 고운 빛의 꽃과 열매가 아픔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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