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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현숙 Jul 29. 2021

쇠비름효소 담기

흔해 빠진 풀, 내게는 희망이 되다.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1년생 풀인 쇠비름은 최근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하다고 많이 알려진 풀이다. 또한 쇠비름에 들어있는 다양한 영양소들이 당뇨병이나 성인병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우리 밭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쇠비름을 보면서 그냥 풀로써 버려지게 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쇠비름이 반갑기도 했다. 쇠비름은 성장 속도도 빨라서 수분만 충분하면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비가 주중에 세 번이나 내린 지난 5월에 처음으로 효소를 담기 위해 채취를 했는데 금세 커다란 바구니로 한 바구니를 캘 수가 있었다. 2주에 걸쳐서 담근 것이 커다란 담금병으로 두통이나 되었다. 완전히 숙성되려면 아직 3개월쯤 더 있어야겠지만 급한 마음에 2주 전부터 주말에 한잔씩 물에 타서 마셨다. 맛은 쇠비름 고유의 풋내가 살짝 나면서도 순해서 마시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봄부터 자생하는 몇 가지를 효소로 담갔는데, 오늘은 쇠비름의 효능과 부작용을 알아보고 담근 과정을 소개하려고 한다.




*쇠비름 효능 8가지


첫 번째, 쇠비름 효능은 당뇨병 예방 및 개선 효과이다. 방송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 쇠비름의 성분은 베타카로틴과 플라보노이드 등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고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섭취를 할 경우 체내의 혈당을 안정화시켜 당뇨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두 번째, 쇠비름 효능으로 콜레스테롤 조절을 통한 심혈관계 질환 예방도 기대할 수 있다. 쇠비름을 꾸준히 섭취하면 몸속의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개선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동맥경화나 고혈압, 심근경색 등의 질환 발병률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높여 질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세 번째, 쇠비름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은 암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나이가 들수록 활성산소가 쌓이면서 건강한 세포가 공격을 당하여 염증이나 암이 발생하기 쉬워지는데, 항산화 물질은 활성산소가 몸에 쌓이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암세포가 생성되는 것 또한 막아줄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생긴 암세포도 증식을 막아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예방하는데 쇠비름이 크게 한몫을 한다고 한다.


네 번째, 평소 피부 질환에 고민 있는 분들에게 쇠비름 효능이 좋다. 쇠비름에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들은 항염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특히 피부에 나타나는 염증이나 아토피 등을 개선하며, 피부 트러블을 막아주고 피부 세포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섯 번째, 항염 작용이 뛰어난 쇠비름의 효능은 관절염에도 효과가 좋다. 뼈와 뼈 사이에 생기는 염증이나 통증을 개선하고 증상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에 꾸준하게 섭취를 하면 관절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여섯 번째, 쇠비름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매우 풍부하다. 오메가 3에 들어있는 DHA가 뇌세포를 자극하고 활성화시켜 인지력이나 기억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뇌의 노화를 예방하기 때문에 치매를 예방하고 집중력을 향상하는 등 뇌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곱 번째, 쇠비름 효능에 지혈 효과도 빠지지 않는다. 민간에서는 외부 출혈뿐만 아니라 몸속 출혈이 나타났을 때도 쇠비름을 사용해왔다고 한다. 자궁이나 장기 등에서 생기는 출혈을 멈추는데 매우 효과가 좋으며, 외부 상처에도 즙을 발라주면 빠른 시간 내에 지혈을 할 수 있다.


여덟 번째, 쇠비름 효능으로 장을 튼튼하게 하고 면역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베타카로틴과 플라보노이드 등의 항산화 성분은 장 속의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독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장 기능을 활성화시켜 배변 활동을 도우며, 장 내 환경을 개선하여 유익균 증식을 통해 면역체계를 강화시키기도 한다.

    

*쇠비름 부작용


위와 같이 좋은 성분들을 다 갖춘듯한 쇠비름에도 부작용이 있다. 쇠비름의 찬 성질은 몸이 차서 설사가 잦은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고 한다. 또한 이미 앓고 있는 고혈압 환자와 임산부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 하니 마시지 않거나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쇠비름 효소, 내가 담근 과정


소개된 쇠비름의 효능을 보면서 쇠비름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분들은 몇 분 안될 것이라 여겨진다. 효능이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의 좋은 성분들을 갖고 있는 쇠비름이 집 주변에 유기농으로 쑥쑥 자라고 있다면 욕심을 내는 것이 당연할 듯하다. 이 사람이 그랬듯이.... 이제부터 쇠비름을 채취하여 효소 담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자.


처음 쇠비름을 발견하고는 잡초라고 뽑아버리거나 밭을 갈아엎을 까 봐 미리 단속을 해 두었다. "절대로 저쪽 밭의 풀들을 없애려는 아무것도 하지 마요. 거기 내가 키우는 소중한 풀들이 있어요."라고 몇 번을 말해서 다짐을 받고는 대전에 왔다가 주말에 내려가니 주중에 몇 차례 내린 비를 맞고 쑥 자라 있었다.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어리지도 않은 아주 건강한 상태였다. 서둘러 점심을 먹은 후 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밭으로 갔다. 전날 비 맞은 밭이 아직 촉촉한 상태여서 호미를 댈 것도 없이 쑥쑥 잘 뽑아졌다. 눈에 보이는 절반도 손대지 않은 상태였는데 금세 한 바구니가 되었다. 꾹꾹 누르며 바구니가 넘치도록 캔 쇠비름을 들고 와서는 깨끗이 씻었다. 정말 여러 차례 씻었다. 바닥을 기어가며 자라는 특성 때문인지 마른 풀잎들이 사이사이에 끼어 있어서 일일이 떼어내며 씻느라고 한참이 걸렸다. 끝내는 맑은 물이 나왔고, 그제야 씻기를 마무리하였다. 물기를 빼야 하는데 금방 빠지는 것이 아니어서 잘 덮은 후 밤새 두었다가 다음날 담기로 했다. 다음날 새벽에 나가보니 밭에서보다도 더 싱싱하게 살아나서 바구니를 넘치도록 올라와 있었다. 바구니보다 더 큰 대야를 내려서 옮겼다. 어차피 설탕에 절이려면 큰 용기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위아래 사진이 첫 번째 담근 쇠비름의 양이다. 큰 용기에 옮긴 쇠비름 위로 설탕을 뿌렸다. 설탕과 효소 재료와는 1:1로 비율을 잡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수분의 상태를 보고 설탕을 조절하는 감각은 필요하다. 사실 이날은 저울까지는 준비를 못해서 손으로 들어보며 무게를 가늠해서 했다. 엄마들은 다 있는 필요량의 감각이다. 설탕에 버무려 뒤적이는 잠깐의 시간에 벌써 숨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담금통에 넣기에는 아직 양이 많아서 좀 더 숨이 죽기를 기다렸다가 담금통에 옮겨 담고 위쪽이 덮일 정도로 설탕을 더 넣어주면 효소 담기 끝이다.


일주일이 지난 후에 보니 연한 핑크빛으로 벌써 쇠비름의 성분들이 녹아있었다. 재료가 가라앉으면서 위에 있던 설탕이 담금통에 묻어있길래 절어있는 쇠비름으로 닦아 눌러 주었다. 20리터 담금통에 꽉 차도록 담갔던 쇠비름은 절반으로 줄어있고 액이 만족할 만큼 나와서 잘 숙성시키면 몇 집이 나누어 먹어도 될 정도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설탕의 성분이 '자당'이라고 했다. 몸에 그다지 좋지 않은 성분이라는 자당이 시간이 지나면서 몸에 좋은'포도당'으로 변하는데 그 시간이 6개월쯤 걸린다고 한다. 그때 걸러서 뚜껑을 살짝닫아 보관을 하는데 보관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효모를 증식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묵힐수록 좋다고 한다.


얼마 전에 7년 전에 담갔던 쇠비름 효소를 마지막으로 다 먹었는데, 그 효소를 거를 때는 연한 보라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마지막 마실 때 쇠비름 효소의 색은 잘 익은 먹포도 색이었다. 계속해서 발효가 진행돼 왔다는 증거이다. 어쩌다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일 년에 한두 번 마시고 음식에는 매실액을 넣어서 먹다 보니 그렇게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거다. 쇠비름 효소를 다시 담기로 하면서 쇠비름 효소의 좋은 점을 깨닫고 남은 것이 생각나서 마시게 되었는데 아쉽게도 몇 잔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주에는 새로 담근 액을 떠보니 연한 핑크빛이었다. 연보라색이 될 즈음에 걸러서 실온에 보관하여 먹포도 색이 될 때까지 두고두고 마실 예정이다.




나는 안타깝게도 류머티즘을 겪은 후부터 몸 이곳저곳을 돌며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이 자주 생긴다. 아플 때마다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아먹는데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체질이 바뀌지 않는 한 그 고통은 계속될 거라는 자포자기의 상태였다. 원인은 어려서부터 객지 밥을 먹으며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좋은 것을 먹기보다는 배고픔만 면하면 된다는 식의 섭식이 내 몸을 망가트린 것으로 판단한다. 의술이 많이 발전하여 그나마 극심한 통증은 피하며 살 수 있지만 완전한 치료법은 장담할 수 없다고 하였다. 평소보다 몸을 힘들게 하거나 잠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김없이 어딘가에서 발병을 하여 고통스럽다. 그런 내게 풀들은 희망을 주었다. 그냥 지나다 '그거 어디에 좋대'라고 들은 것으로 끝내지 않고 왜 좋은지를 찾아보고, 그런 효과를 가진 건강한 풀들을 구하여 직접 내손으로 먹을 수 있는 상태까지 만들어서 먹을 수 있으니 분명 예전보다 더 큰 효과를 경험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 좋은 것을 나 혼자만을 위해 챙길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누군가와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에 나는 오늘도 풀을 가꾸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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