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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의 딜레마

달콤한 현재와 새로운 사업의 경계에서

by 강현숙

단골들도 하나둘 늘어가고, 손님들의 선호도를 빠르게 파악하면서 수산물의 성수기를 맞이하였다.

새로운 직원은 아침 5시에 출근하여 오후 5시에 퇴근하고, 휴무일을 화요일에 맞추어 힘 좀 쓰는 남자직원을 채용했다. 물론 급여는 첫 번째의 그 직원보다 많았다. 주말알바를 한 명 쓰고 토요일은 남편도 도와주었다. 매출은 날로 늘어갔다. 기존상인들의 점괘대로라면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거라던 내가 개업한 지 4 개월 만에 이루어낸 쾌거였다.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수산물 중에서도 바다의 풀 종류인 물미역, 물파래, 톳, 매생이등 해초류의 본격출하가 시작된 것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야 -그럼 팔아야 할 물건들이 많아졌으니 수입이 더 생기는 거 아니야? 그게 왜 딜레마야?-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서로 팔아야 할 시간대가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최종소비자에게만 판매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었지만 애초에 해초류는 도매 물량을 보고 하기로 했던 것이었기에 고민이 생긴 것이다.


도매시간대는 대략 새벽 1시부터 아침 7시까지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쉴틈도 없이 가게로 찾아오는 소매 손님들을 맞이해야 한다. 그렇게 시작된 소매장사는 저녁 6시까지 이어진다. 직원이 있지만 사장인 내가 할 일도 만만치 않다. 사장의 역할수행에 따라서 매출의 많고 적음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기에 나는 쉬어도 쉬는 게 아니었다.


안정적으로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소매업만 계속할 것인가?
다시 개척해야 하는 도매업에 도전을 해 볼 것인가?


물론 마케팅에 성공만 하면 도매업의 규모가 훨씬 크다. 장사란 원래 매출규모에 따라 마진율도 높아지는 것이니 규모가 큰 도매업을 눈앞에 두고, 나아가자니 소매를 집중할 수 없을 것 같고, 도매에 본격적으로 집중하자니 이제 막 소득이 오르고 있는 소매에 들인 공이 아까워 그야말로 나아가는 것도 물러서는 것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이럴 경우 우리 독자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실지 생각해 보시면 좋을 듯하다.


나의 선택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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