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뜨거워지는 냄비 안에 있는 개구리처럼 제때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무엇을 하든 재미가 없고, 입맛이 줄어 밥을 못 먹고, 출퇴근 길에는 차로 난간을 들이박고 싶었죠. 더는 어디선가 밀려오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게 되고, 일상을 견디기 어려울 만큼이 되어서야 물이 펄펄 끓고 있단 걸 알았습니다.
아직 뜨거운 냄비 안에 있지만, 나는 살아있으니까
오늘도 살고 있으니까 그걸로 되었습니다.
물은 적당히 더 식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히려 좀 뜨거워도 ‘온천이다’ 생각하며 지내려고요.
이 냄비의 물이 식을지, 혹은 새 연못을 찾게 될지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