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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루 Jan 17. 2023

요즘 시절 학교의 도서관

[지금은 새벽 두 시 반] 13회


요즘 작은 시골 학교의 도서관들은 여기가 어느 분위기 좋은 카페인지, 시설 좋은 시청각실인지, 도서관인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예쁘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도 있게 인테리어를 하고, 음료나 음식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원목 테이블도 배치되어 있다. 우리 때 학교 도서관을 생각하면 바닥과 마찰음 때문에 생기던 삑삑거리는 의자와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 온통 하얀색으로 둘려쌓은 벽들, 그리고 야간 자율학습의 긴장감과 적막함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요즘 도서관을 보면 교과서가 아닌 연재되고 있는 유명한 만화부터 소설이나 문학작품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이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자유롭고 여유로운 모습이 사뭇 우리 때와 된다. 우리땐 만화 보다 걸리면 맞아죽었다.


우린 왜 그리도 긴장 속에 살았을까? 다음이 항상 존재하는 앞만 보고 달리는 교육만 봤던 내가 요즘 아이들을 보면 참 부러울 때가 많다. 마치 공부가 저절로 될 것 같은... 피곤하면 창밖의 운동장을 보다가 낮잠도 잠깐 잘 수 있는 도서관. 지금의 아이들은 어느 늦여름 에어컨도 없던 도서관 불빛을 보고 들어온 벌레들과 싸우던 긴장감 가득했던 그때의 도서관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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