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권태기에 깨달은 것
달려야 할 이유를 찾았다
달리기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해서였을까.
9월 5일을 마지막으로 10월 3일 달리기까지, 한 달 정도를 푹 쉬었다. 그리고 그 사이 불면증이 다시 찾아왔다. 9월은 여름내 다녀온 여행기를 정리하느라 종일 집에서 글 쓰며 집 밖에 나가지도 않았다. 해를 쬐지 않고 달리기를 안 해서인지 예전만큼 꿀잠을 자지 못한다. 침대에 누워도 잠에 들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어쩔 때는 1시간, 길 때는 2시간까지도 뒤척였다. 여섯 시 반이면 일어나야 하는데 밤 1시가 넘도록 잠이 안 오면 그다음 날 컨디션이 걱정되어 조바심이 났다. 수면에 대한 압박과 잠이 오지 않는 스트레스를 느끼며 생각했다.
'다시 뛰자!'
나는 어린 시절부터, 잠들기까지의 시간이 무척 오래 걸려서 자는 게 힘겹게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잘 자기 위해 물을 마시거나, 따뜻한 안대를 대거나, 라벤더 아로마를 뿌리거나, 명상 음악을 틀거나 하는 등 자기 전 리추얼이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멜라토닌을 항시 구비해 두고 자주 복용했다. 그런데 30일간 매일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밤에 침대에 누우면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잠에 빠지는 기분 좋은 경험을 자주 했다. 식욕이 돋고, 짧은 시간에 꿀잠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정말 좋았었다. 그 건강한 몸의 순환을 다시 되찾고 싶었다.
잠을 잘 자는 것은 모든 것의 근원이다. 다시 달리자. 다시 내 몸에 해를 쪼이고, 활기를 넣고,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다시 달리자. 올봄 달리기를 시작한 첫 번째 이유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였다. 이제 2라운드 달리기는 잠을 잘 자기 위해서다. 달리기는 생존이다. 숙면을 위해 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