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남자와 여자는 정말 많이 다르다. 서로의 다름 때문에 남녀는 N극과 S극처럼 끌리게 되지만, 좋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붙어 있을 수는 없으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자력은 약해지게 마련이고 각자의 본래 성질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그런 채로 남녀가 평화롭게 지내기 위해서는 자기를 내세우지 말고 상대방에게 맞춰주어야 한다.
자기주장이나 고집이 강한 사람은 연인을 만나게 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떨어지며, 연인을 만나게 될지라도 자주 다투게 될 소지가 많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지게 될 공산이 크다.
자기주장이나 고집이 강하여 연인이 생기지 않을 때, 연인이 생기게 되면 그때부터는 내 주장이나 고집을 내세우지 말고 최대한 상대방에게 맞춰주어야지, 생각한다고 하여 하루아침에 사람이 변하게 될 리는 없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자꾸 틀린 질문을 하니까 틀린 답을 하는 거예요. 왜 가뒀느냐가 아니라 왜 풀어줬나를 생각했어야죠.”라고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말하듯, 질문이나 생각의 형태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을 수 있다는 것을, 그러면 언제까지나 문제가 풀릴 길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혼자서 지낼 때부터 자기주장이나 고집을 각도를 달리하여 바라보는 연습을 그때그때 꾸준히 하여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 제3자가 지켜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두루 헤아려본 뒤에도 자기 생각이 옳다고 판단된다면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잘못을 차근차근 설명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에 자신이 지니고 있는 생각을 확고한 진리인 것처럼 내세우며 상대방을 공격한다.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리듯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관용의, 상대방에 대해서는 엄격함의 잣대를 들이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며 그것이 잘못이었거나 과잉 반응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후회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혼자서 지낼 때부터 두루 헤아릴 줄 알고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며 말하고 행동하는 습성이 몸에 배게 되면 그만큼 연인을 만날 확률도 높아지고 그 연인과 다툼할 일도 적어질 것이다.
S는 자기주장이나 고집이 강했고, 그런 상태에서 자기주장이나 고집이 강한 Y를 만났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오래 가지 못할 만남이라는 게 예정되어 있었다. 설령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더라도 이혼을 하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요구되지 않았으리라. 오히려 빨리 헤어졌어야 했는데, 정 때문에 미련 때문에 다투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상처와 후유증만 더 커진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Y와 헤어진 이후로 S는 새로운 연인을 만나려 몸부림쳐 보았지만, 마음이 조급할수록 인연의 매듭은 엮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정없이 헝클어진 실뭉치처럼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직면해야 되었다. S는 홀로족이 된 채 많은 침잠의 시간 속에서 헝클어진 실뭉치를 풀어헤치고 천천히 실을 다시 감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부터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었는지를 차츰 깨닫게 되었다. 일찌감치 깨닫고 일찌감치 변화를 추구했으면 얼마나 좋았으랴. 그러나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이니, 이제부터라도 변화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함을, 타자에 대해서는 관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