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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룸 Apr 30. 2022

봄에 물들다

나무들 곁에서 

자주 얼쩡거렸더니

물이 든다 나도 모르게

유전자에 아로새겨진 광합성의 본능이

우울에 오랫동안 저당 잡힌 영혼 깊숙이

침투하여 초록빛으로 물을 들이나 보다

하늘을 향해 치열하게 솟구치고

꿈과 사랑의 잎들을 마구마구 펼치라 한다


황량한 벌판이었던 내 가슴에도

한숨과 눈물을 자양분 삼아

이제 나무 한 그루가 

힘차게 뿌리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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