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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7시간전

서로 다른 책, 서로 다른 영감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를 쓰기 위해 200여 권의 브랜딩/마케팅 책을 몰아본 탓에 요새는 일부러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다양한 책을 읽고 있다. 하지만 본업이 본업인지라 모든 책이 브랜드 컨설턴트의 관점에서 읽히곤 한다. 브랜딩이라는 게 좁게 보면 경제/경영이지만, 넓게 보면 심리학을 비롯한 과학이고 종교/철학이자 예술이기에 세상만사 브랜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최근에 각기 다른 카테고리의 책이었지만 비슷한 울림을 주었던 책 세 권을 소개해볼까 한다.


1. 굳이의 미학 - <손목시계의 교양>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1897258



내가 '프리미엄'과 '럭셔리'를 가르는 기준은 단순하다.'그렇기 때문에'가 붙으면 '프리미엄'이고 '굳이'가 붙으면 럭셔리다. 쉽게 말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프리미엄', 설명조차 하지 않으면 '럭셔리'라고 본다. 스마트폰으로 그 어떤 시계보다 정확하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손목시계는 '굳이'에 해당한다. 굳이 손목시계를 찰 필요가 없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차는 '애플 시계'는 '프리미엄'일 수 있지만, 그 어떤 기능도 없고 심지어 매일 오차가 생기는 기계식 손목시계는 굳이 차는 '럭셔리'다.  <손목시계의 교양>은 이런 면에서 럭셔리 브랜딩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손목시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시간' '디자인' '기술' '역사' 등 전방위적인 주제를 다룬다. 제목처럼 '손목시계'를 핑계삼은 '교양책'이랄까? 손목시계에 관심이 없더라도 '럭셔리 브랜딩' 더 나아가 시간에 대한 본질적인 고찰을 하고자 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 철학자의 일상 -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https://search.kyobobook.co.kr/search?keyword=삶은%20문제해결의%20연속이다&gbCode=TOT&target=total



돈을 벌기 위해서는 타인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러모로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의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라는 책처럼 말이다. '반증 가능성'이라는 개념으로 잘 알려진 칼 포퍼는 이 책에서 과학적인 태도로 삶을 바라보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그렇다고 내용 자체가 딱딱하지는 않다. 삶에 대한 이야기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손이 가지 않는 분들을 위해 책의 핵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문제가 발생한다(혹은 발견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수많은 시도 중에서 효과가 있었던 시도만 남기고 모두 제거한다. 이를 반복한다."


위 내용이 뻔하다고 느낀다면 책을 한 번 깊이 읽어볼 것을 권하고, 뻔하지 않다고 느껴도 책을 한 번 읽어 보았으면 한다.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3. 생각이 이야기가 될 때 -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805898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평론가를 꼽자면 단연코 이동진이다. 그에 대한 호불호 혹은 평가는 차치하고 순수하게 그의 국내에서 '영화'에 대한 영향력만 따지면 압도적이다. 그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 중 한 명이 고레에다 히로카즈다. 그의 인생영화 중 하나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원더풀 라이프>다. 즉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평론가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이 고레에다 히로카즈랄까? 


아무튼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감독이기에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런 차에 만나게 된 책이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이었다. 제목에도 '생각'이 적혀 있으니 딱이었다. 누군가의 결과물을 좋아하다가 막상 그 사람을 만나거나 혹은 그 사람의 생각을 듣게 되면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는 예외였다. 영화만큼이나 섬세하고 깊었다. 특히 다큐멘터리에 대한 그의 정의가 인상적이었다. 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이처럼 방송 취재 대상에 대한 '공작'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는 연출가 개개인이 무엇을 소중한 '진실'로 인식하는가 하는 사고방식이나 취재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정해지는 것이며, 반드시 여기까지는 '연출', 여기부터는 '조작'이라고 선을 그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좋아한다면 강추 그렇지 않다고 해도 추천할 만한 수준 높은 에세이다.



* 1인 기업/ 자영업자에게 추천하는 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40618


사진: UnsplashAlexei Maridashv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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