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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Oct 03. 2024

당신의 이름은 보통명사입니까?

이상적인 퍼스널 브랜딩을 한 마디로 말하면 “고유명사가 보통명사가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김연아’라는 고유명사는 ‘피겨스케이팅’이라는 보통명사가 되었고, ‘유재석’이라는 고유명사는 ‘MC’라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가수 성시경은 또 어떤가? ’성발라(성시경+발라드)’라고 불리지 않던가? 이들은 퍼스널 브랜딩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예인은 특수한 경우고, 일반인은 그렇게 될 수 없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회사에서도 특정 키워드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어, ‘엑셀’ 하면 회계팀 엑셀 고수 이은정, ‘발표’ 하면 마케팅팀 발표의 달인 김성호와 같이 자연스레 연상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소소하게는 ‘맛집’, ‘개그’라는 키워드로 연상되는 직장 동료도 있을 것이다. 본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회사 내에서 이미 하나의 보통명사가 된 것이다. 작지만 단단한 퍼스널 브랜드가 된 것이다.


물론 회사 안에서는 퍼스널 브랜딩의 효과를 크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일이 더 많아지니 번거롭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퇴사하고 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다는 것은 더 이상 영업이 필요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은 한 명인데, 나를 원하는 사람은 많다. 경제학의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나의 가치는 올라간다. 그 결과,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 된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가격 결정권이 나에게 주어진다는 의미다. 회사에서 조용히 있던 사람이 퇴사 후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들에게 떠오르는 이름이 되어야 생존할 수 있고, 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여러분은 어떤 키워드로 가장 먼저 떠오르고 싶은가? 막연하게 피부과 의사라면 ‘피부과 의사’, 마케터라면 ‘마케터’, 작가라면 ‘작가’로 가장 먼저 연상되는 사람이 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미 선점된 키워드이거나 너무 넓은 범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쪼개고, 택하고, 자리잡으면 된다. ‘육아’라는 키워드를 오은영 박사가 선점했을 때, ‘아들 육아’라는 키워드를 선택하듯이 말이다.


마케터라면 ‘STP’라는 용어를 알 것이다.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하고, 목표 시장을 선정(Targeting)한 후, 그 시장에 맞게 포지셔닝(Positioning)하는 과정이다. 나는 이를 ‘쪼개기-택하기-자리잡기'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시장을 쪼개고, 내가 1등을 할 수 있고 나의 1등 고객이 있는 시장을 택하고, 해당 시장에서 경쟁사와 차별화하여 고객의 마음 속에 자리잡는 것이다. ‘피부과’, ‘마케터’, ‘작가’를 예로 들면, ‘청소년 여드름 전문 피부과’, ‘개인 카페 전문 마케터’, ‘세일즈 작가’로 쪼개고 택하고 자리잡는 것이다.


참고로 ‘세일즈 작가’는 내가 만든 말이 아니다. 《잘 파는 사람은 이렇게 팝니다》의 저자 황현진 대표가 스스로를 그렇게 부른다. 그와의 만남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는 쇼호스트 출신으로 초기에는 강의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쇼호스트라는 커리어가 강의 시장에서 큰 매력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세일즈 작가’라는 키워드를 만들고 자신을 알리기 시작했다. 책도 세일즈에 관해서만 쓰고, 강의도 세일즈에만 집중했다. 그의 회사 이름도 세일즈 연구소 ‘SELLAB’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세일즈 작가 = 황현진'이라는 인식을 만들고, 현재는 세일즈와 관련해서 가장 많은 사람이 떠올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일부 사람들은 시장을 쪼개면 너무 작아져서 돈을 못 벌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다. 쪼개면 쪼갤수록 오히려 돈을 벌 확률이 높아지고, 그 시장에서 1등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커진다. ‘신발’이라는 키워드와 ‘돌잔치 남아 구두’라는 키워드를 비교해보라. 전자로 광고를 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경쟁이 치열하지만, 후자는 적은 광고 비용으로 더 높은 구매 전환율을 기대할 수 있다. 퍼스널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쪼개면 쪼갤수록 전문성이 더욱 부각되고, 그만큼 사람들의 머릿속에 쉽게 자리잡을 수 있다. ‘양식 레스토랑’보다는 ‘나폴리 피자 전문점’이 더 전문성 있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나 역시 이를 인식하고 스스로를 ‘브랜드 컨설턴트’에서 ‘스몰 브랜드 컨설턴트’로 더 구체적으로 정의했다. 정의에 맞추어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라는 책도 출간했고 강의와 협업 요청이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이상적인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은 여러분의 이름이 보통명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분이 목표로 하는 보통명사를 쪼개고, 선택하고, 고객의 마음 속에 자리잡아야 한다.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해당하는 ‘자리잡기’의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 편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1인 기업, 자영업자라면 꼭 읽어야 할 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40618



참고문헌

* 김용석, <마케팅 뷰자데>, 처음북스, 2023. 


사진출처: FCN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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