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4km를 뛰는 게 어느덧 습관이 되었다. 자연을 벗삼아 달리기를 하면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겠지만, 해가 들어오지 않는 지하 헬스장 트레드밀 위에서는 20여 분이 꽤나 지루하게 느껴진다. 누군가는 트레드밀에 달린 TV를 보고, 또 누군가는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지만, 나는 이 시간이 집중력이 높아지는 편이라 주로 경제/시사 뉴스를 듣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자주 듣는 프로그램이 바로 <손에 잡히는 경제>다.
이번에는 최근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다룬 해외 소식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두 가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적어볼까 한다.
1. 숨은 기회, 중국 팟캐스트 시장
예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나는 팟캐스트가 다시 뜰 거라고 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제작과 운영 비용이 낮고, 청취자와의 유대감을 형성하기 좋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어 적은 집중력으로 소비 가능한 가벼운 콘텐츠다. 효율성과 확장성이 모두 뛰어난 포맷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 팟캐스트 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중국 온라인 오디오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오디오 플랫폼 내 콘텐츠 수는 2016년 대비 135배, 2020년 대비 9배 증가했다. 사용자 규모도 빠르게 늘어 2026년에는 3억 5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왜 유독 중국에서 팟캐스트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했을까? 방송에서는 그 이유를 ‘정부 검열’과 연결 짓는다. 영상 콘텐츠는 제작자 수가 적고, 특히 숏폼 콘텐츠는 길이도 짧아 정부 입장에서 검열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팟캐스트는 대부분 롱폼(long-form)이며, 제작자 수와 콘텐츠 양 모두 방대하다 보니 일일이 검열하기가 어렵다. 즉, 상대적으로 검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제작자와 소비자 모두 은밀하게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매체로 기능하는 것이다.
2. 숨은 기회, 흑인 여성 헤어케어 시장
미국에서 흑인 여성은 백인 여성보다 평균 9배 이상 헤어케어에 돈을 더 많이 쓴다고 한다. 흑인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외모에 더 관심이 많아서일까?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핵심은 ‘사회적 시선’이다.
흑인의 곱슬머리는 서구 사회에서 종종 ‘관리되지 않은’ 인상으로 비춰지고, 이는 고용이나 사회적 이미지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흑인 여성들은 단순한 미용을 넘어,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서 헤어케어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다.
이건 분명히 문화적, 구조적 문제다. 동시에,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강력한 니즈가 존재하는 시장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시장에 대한 인식이 낮지만,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지금, 이런 ‘비주류 시장’에 대한 인식과 제품 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국내 수요는 작지만, 글로벌에서는 성장 여지가 큰 분야다.
좁은 트레드밀을 달리면서 넓은 세상을 들으니, 새로운 기회가 보이는 듯하다.
프리랜서, 1인 브랜드 운영 중이라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같이 고민하고 답을 찾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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