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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y 16. 2022

운명이 뭐길래?

운명학(運命學)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돈을 주고 점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사주팔자라는 것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거들떠도 보지 않는 편이었다. (타로 카드는 데이트 차원(?)에서 몇 번 본 적은 있다)


그런데 작년부터 흔히 사주팔자로 알려진 명리학과 주역(易: 점을 치는 '역술'과 사상을 연구하는 '역학'으로 구분되는 역학)을 포함한 운명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아주 우연한 계기로.


작년 초에 우연의 연속으로 엄청난 자산가들을 잇따라 만나게 되었고, 그들은 놀랍게도 하나같이 명리학과 주역과 같은 운명학을 신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분들 중 한 분은 남은 삶을 명리학의 대중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까지 했다.


이러한 만남들 이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4대 성인 중 한 명인 공자가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질 때까지 읽었던 책이 바로 주역이며, 또 다른 4대 성인인 소크라테스가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 계기가 델포이 신전의 무녀의 말 때문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즉 4대 성인 중 두 명이 운명학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초기의 4대 성인 by 이노우에 인료 (칸트, 공자, 부처, 소크라테스). 사진 출처: Toyo Univ.
4대 성인 by 와츠지 테츠로(소크라테스, 예수, 부처, 공자).  사진 출처: Buddhaweekly.com


운명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은 운명학에 빠진 것은 비단 옛사람들 뿐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우리의 삶을 바꾸어놓은 세계적인 과학자들 및 이론가들도 운명학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

아인슈타인은 주역의 핵심인 음(--)과 양(-)의 상대적 관점을 바탕으로 상대성이론을 완성했으며, 말년에는 태극의 원리인 통일장 이론에 매달렸다. 그는 평생 주역을 애독하여 머리맡에 항상 주역을 놔두었다고 한다.

양자역학의 아버지 닐스 보어가 남긴 '대립적인 것은 상보적'이라는 말은 '우주 만물은 태극에서 나와 음양이 되고 음과 양은 상보적'이라는 주역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보어는 음양의 이치를 담은 태극 문양에서 힌트를 얻어 양성자와 전자로 이루어진 원자의 모델을 발견하는 업적을 세웠고, 심지어 태극 문양을 가문의 상징 문장으로 삼았다. 보어는 그것도 모자라 노벨상 수상식에 참석하면서 주역 팔괘도가 그려진 옷을 요청해서 입었을 정도였다.

빅뱅 우주론의 거장 스티븐 호킹은 양자역학이 지금까지 해놓은 것은 동양철학의 기본 개념인 음양과 태극을 과학적으로 증명함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정신분석학자 칼 융의 정신분석 이론 역시 주역을 많이 응용했음이 알려져 있는데, 융은 서양에 처음으로 번역된 리하르트 빌헬름의 주역 책에 서문을 써서 주역에 대한 자신의 감동을 드러내기도 했다.

- 래피의 <내 인생의 주역> 중 -


도대체 운명학이 뭐길래?


이 질문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내가 직접 한 번 그 답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있는 운명학과 관련된 수많은 서적들 중에 한자로만 적혀 있는 책들은 제외하고 무턱대고 읽어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책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었으나 저자들만의 각기 다른 해석도 있어서 갈피를 잡기가 힘들었다. 운명학은 수학처럼 "1+1=2"로 딱 떨어지기보다는 "하나와 하나가 합쳐지면 또 다른 하나가 된다"는 의견, "하나와 하나가 합쳐지면 정확히 둘이다"라는 의견 혹은 "하나와 하나가 합쳐지면 그 시너지에 따라 무한이 될 수도 있다"와 같은 다양한 해석이 있었던 것이다. 즉 운명학은 어찌 보면 해답이 아닌 해석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학은 변화에 대한 학문이니까 추어 있는 답이라기보다는 끝없이 변화하는 해석일테니 말이다.


인간 의지의 한계점에서 어떤 사람은 되고 어떤 사람은 안되더라. 자 이때 뭔가 무엇이 있다고요? '+@'가 있습니다. 이 +@를 캐묻다 보니까, "이~야 이게 뭔가 있더라." 바로 무엇이냐? 운명학(運命學)입니다. 그래서 이 운명이라고 하는 것을 꼭 이론적으로 복잡하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복잡하게 생각을 할 것이 없고 뭔가 인(因)+과(果)의 법칙이 있다. 원인과 결과라고 하는 이런 인과 법칙 속에서 운명이 이루어지는데 그 원인과 결과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의지와 상관없이 크게 부여되는 것이 있더라는 것입니다.

자연의 기운이라는 것이 순환하면서 뭔가 '+@'에 영향을 주더라는 거죠.

 역학(易學)은 순환(循環)과 주기(週期), 주기율의 표가 바로 이런 하나의 순(旬)이고 그다음에 월(月)이고, 다음에 년(年)입니다

- 박청화의 <출발 사주명리여행 上> 중 -


왜 사람들이 '운명학'에 집착하는지를 알기 위해 시작한 이 여정은 역설적으로 나 '운명학'에 대 집착에 가까운 관심으로 이끌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내가 운명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들을 소소하게 적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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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lex Padurari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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