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선생 Oct 23. 2022

너의 'No'는 나의 'Know'

* 인물을 특정하지 않기 위해 다소 각색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스타그램이 대중화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로 기억한다. 팔로워가 1천이 넘으면 인플루언서라고 칭해지던 그런 때였다. 알고 지내던 사람이 나 팔로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케터인데 팔로워가 100도 안되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맞나 보다.



그는 아마도 농담으로 했던 말이었겠지만 한 대 맞은 듯 머리가 띵했다. 나를 알릴 생각도 팔로워늘릴 생각없이 그냥 재미로 인스타그램을 즐기던 나에게 하나의 불씨로써 그의 말이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알아보고 싶었다. 중이 진짜 제 머리를 못 깎는지. 마케터가 자기 자신은 마케팅하지 못하는지. 그래서 곧 부계정을 만들었다. 개인적인 기록은 올리지 않고 순전히 글만 올리는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팔로워를 늘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용도의 계정을. @kap_writing이라는 계정의 시작이었다.


그 당시 유행하던 타인을 먼저 팔로우하고 맞팔을 요청하는 '선팔 맞팔' 전략을 구사하지도 않았고, 돈을 주고 팔로워를 사는 프로그램이나 광고 상품도 활용하지 않았다. 그저 내 글 묵묵히 올렸고 그것을 알리는 저비용의 광고 상품(회당 1-2만 원 정도)으로 우직하게 팔로워를 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중이 제 머리를 깎을 수 있음을. 팔로워 5000을 달성하면서 그 사실을 확인다.


인스타그램 @kap_writing


나에게  말을 했던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의 농담반 부정반의 말이 나의 가능성을 알게 해 주었다. 'No'가 'Know'가 된 첫 번째 기억이었다.


한동안 팔로워가 5000이 넘는 내 인스타그램 부계정은 지인들 사이에서 작은 화제(?)가 되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긍정적인 피드백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런데 그중 한 분이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네가 인스타그램용 짧은 글은 괜찮게 쓰는 것 같은데, 긴 글은 아마 못쓸 것 같아. 글 쓰는 거 보니 그게 확연히 느껴져.



또 하나의 불씨가 나를 지피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내가 긴 글을 쓸 수 있을지 알아봐야 할 차례였다. 몇 달 후 독서모임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지인과 함께 책을 써보기로 했다. 그리고 약 5개월 후 책에 대한 책인 <비행독서>를 독립 출판하였다.


텀블벅에서 출간한 <비행독서>

그리고 이어서 바로 이곳 브런치에서도 200일 넘게 매일 긴 글을 쓰고 있다.  나는 또 한 번의 'No'를 통해 내가 짧은 글뿐만 아니라 긴 글도 쓸 수 있음을 '알게(Know)' 되었다. (글의 퀄리티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이처럼 여러분에게 부정적인 'No'를 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여러분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Know'의 계기로 삼아 보길 권한다.  망설이지말고 지금(Now)부터!




Photo by Florian Schmetz on Unsplash

이전 09화 자기 계발의 핵심 'ㅍㅍ'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