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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Oct 31. 2022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꼭 이해할 필요는 없다


살다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와 같은 생각이 듦과 동시에 인류애가 흐릿해지곤 한다. 한 사람 혹은 일련의 사람들의 행동이 인류 전체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바꾸어놓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나 자신의 문제일 수도 있다. 나만의 기준에 사로잡혀 다양성을 보지 못해 그것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을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규정하는 그런 문제 말이다. 그래서 절대적인 기준에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다수가 이해하기 힘든 사람은 분명히 있다. 본인만을 생각하는 행동으로 현재 우리가 합의한 규칙을 부수면서 절대다수에게 피해를 끼치는 그런 부류의 사람 말이다. 쉽게 말해 여러모로 민폐를 끼치는 사람 말이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면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해를 하려는 행동이 스트레스를 더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욕을 해도 그 순간뿐이지 짜증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해하려는 것과 욕하는 것 모두 그 사람을 떠올리는 각기 다른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그 사람의 행동을  최대한 빠르게 잊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그 사람 자체를 잊어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해하기 힘든 사람을 잊는 것이 어렵다는 데 있다. 나는 이럴 때 <아함경>에 나온 석가모니의 '독화살의 비유'를 떠올리곤 한다.


어떤 사람이 독화살을 맞았다고 하자. 그러면 그의 동료나 친척들은 그를 위해 의사를 데려오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화살을 맞은 사람이 "나를 쏜 사람이 누구인가. 바라문인가 귀족인가 서민인가 노예인가. 그를 알기 전에는 이 화살을 뽑아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고 하자. 그는 또한 "나를 쏜 그 맞은 보통 활인가. 아니면 큰 활인가. 또 그 화살의 깃털은 무슨 털인가. 그것을 알기 전에는 이 화살을 뽑아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하자. 말룽카풋타여, 이렇게 된다면 그는 아마도 생명을 잃게 될 것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말룽카풋타 [Malunkyaputta] (문화원형 용어사전, 2012.) 중 -



위의 이야기처럼 독화살을 맞았을 때 가장 빨리 해야 할 일은 '독화살을 뽑고 치료를 받는 것이다'. '독화살을 누가 쏘았는지' '왜 쏘았는지' '어떤 원리로 쏘았는지' 등을 생각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면 우리의 목숨은 위태롭게 된다.


이처럼 누군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은 행동이라는 독화살'을 쏘았다면 다른 무엇보다 그것을 뽑아서 버리고 마음의 평정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고민하는 것은 우리 몸속에 독이 퍼져나가는 시간만 늘릴 뿐이다. 마음의 평정을 찾은 후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대책을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같은 독화살을 또 맞지 않도록 말이다.


이처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과도한 스트레스까지 받아가며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피하는 게 혹은 잊는 게 상책이다. 에 독이 퍼지지 않도록 말이다.


P.S. 공자의 '썩은 나무에 조각할 수 없다'는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라는 말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Photo by Possessed Photograph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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