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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l 20. 2023

좋은 동업자의 기준?


비즈니스 모임에서 한 분이 심각한 얼굴로 질문을 했다.


동업을 하려고 하는데 어떤 사람과 동업을 하면 좋을까요?



순간 성공한 사업가들의 말과 나의 경험이 정신없이 뒤섞여서 떠올랐다. 그래서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세 가지로 나누어 말씀드렸다. 크게 '믿음', '이해', '특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 믿을 수 있는 사람 (믿음)


너무 뻔한 말인가? 하지만 진리는 뻔한 말속에 있다고 하지 않던가. 사업에 있어서 '신용'은 그야말로 최우선 가치다. 직원을 고용할 때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기준이다. 삼성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은 "의인물용 용인물의(疑人勿用 用人勿疑)'라는 말을 했다. 즉 "의심이 가는 사람은 고용하지 말고, 고용했다면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을까? 네 글자로 '언행일치', 즉 말과 행동의 일치도를 보는 것이다. '시간약속'과 같이 사소해 보이는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고, 지키려고 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큰 약속은 의식을 하면서 지킬 수 있지만, 사소한 약속은 무의식적으로 습관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이것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2. 동업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사람 (이해)


동업을 그냥 같이 일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동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만이 수많은 오해와 갈등의 불씨를 없앨 수 있다. 이 부분은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의 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동업에 대한 이해도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동업자의 품성이 아무리 좋아도 동업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자금이 투자돼도 이 돈이 투자금인지, 빌려준 돈인지, 신주인수권부사채인지, 전환사채인지, 구별하기 어려워하고, 결국 나중에는 큰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이사회의 구성, 배당, 증자, 지분 희석, 회계지식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공부가 돼 있지 않다면 투자나 동업을 받을 만한 자격 자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 김승호, <사장학개론>, 스노우폭스북스, 2023. 중 -


3. 나와 다른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 (특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 직장 동료와 함께 창업을 한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는 여러모로 비효율적인 출발이다. 투수 9명으로 구성된 야구팀, 골키퍼 11명으로 구성된 축구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전문직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사업의 경우 영업, 마케팅, 기획, 회계/재무, 개발 등등 반드시 초기부터 공고하게 세팅해야 되는 분야가 있다. 동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에게 없는 능력을 갖춘 사람과 시너지를 내기 위함 아니던가. 그런데 동일업종 동일직무의 사람과 동업을 하게 되면 이러한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장점이 겹치면 불협화음이 생긴다. 동업자들끼리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을 때는 그 분야에 가장 뛰어난 사람의 의견을 따르면 된다. 그런데 장점이 겹치면 끊임없는 논쟁이 이어진다. 사업 초기에 갖고 있는 유일한 자원인 시간과 에너지를 쓸데없이 쓰게 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동업자들은 각자 특화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라는 기법을 사용한다. 쉽게 말해 '빼먹은 것이 없으면서도 겹치는 것 없이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다. 동업도 이와 마찬가지다. 둘의 능력의 총합이 빠지는 것이 없으면서도 겹치는 것이 없어야 한다. 물론 이상적인 말이지만 이러한 방향성 하에 동업자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두 개의 회사를 각기 다른 두 명과 함께 창업하고 운영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 바는 단순히 머리로 아는 내용이 아닌 몸으로 겪은 내용이라는 말이다. 나의 경험이 모두의 경험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의 시행착오라는 필터를 겪은 내용이니 그리 허황되지는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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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charlesdeluv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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