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시간 빼고 하던 게 갑자기 없어지니까
멍했다. 딱히 계획을 세우고 살지 않았던 거 같다.
매일매일이 시간에 쫓겨서 강박에 살다 보니
일 외에는 절대 시간에 조임 당하고 싶지 않다고
그랬었는데 이젠 쭉 그렇게 살게 됐네?
눈뜨자마자 핸드폰을 만지작만지작하다가
다시 소파에 누워서 눈만 껌뻑 거린다.
머리로는.. 짐 정리도 하고 집도 치우고
이제 피곤해서 못 치운다 소리는 못하니까
다 치우자! 하는데...
'정리해야 되는데...
좁은 집 정리 안 하면 답이 없는데...
빨리 일어나서 치워야 하는데...'
라고 머리는 계속 계속 말한다.
근데 나는 소파에 그대로 있다.
와... 어영부영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이
미친 듯이 지나간다.
아니 무슨 일이야 이게...
가만있는데 시간이 왜 이리 빠른 건지.. 미치겠다.
근데 나는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