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학적 소비 6
해외여행과 명품가방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난 여행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물건보다는 ‘경험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다. 물건은 처음 구매할 때가 가장 만족스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만족감은 점점 사라진다. 반면, 여행 같은 경험은 시간이 지나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여행에서 쌓은 추억은 평생 기억 속에 남아, 사진을 보거나 생각만 해도 스스로를 미소 짓게 만든다. 또한, 여행을 통해 얻는 깨달음과 성장은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다. 꼭 소비해야 한다면 경험에 투자하자.
10년 전, 작은 화분을 선물로 받았다. 그 작은 화분은 아직도 내 곁에 있다. 한 달에 두 번 물을 줘야 해서 알람까지 맞춰놓았다. 화분 선물은 고맙지만, 물건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결국 신경 쓸 것이 늘어난다. 이처럼 물건이 적을수록 인생은 더 자유로워지고, 그로 인해 더 행복해진다. 과거 원룸에 살 때의 편안함을 지금도 기억한다. 청소도 쉽고, 모기를 잡는 것도 아주 쉬웠다. 방 안에 숨을 곳이 없었던 모기에게는 미안했지만 말이다.
물건을 극도로 적게 갖고 사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한 분은 “물건이 적으면 세상이 놀이터”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이 크게 와닿았다. 사실 생각해 보면, 삶이라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선물인가. 그 놀이터 같은 삶에 우리는 너무 많은 물건을 끌어들여 방해물로 만들어 버렸다.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을 지금의 1/10로 줄인다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삶이 얼마나 편해질지 떠오른다.
우리는 편의를 위해 물건을 구입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물건들이 우리 삶의 자유와 편안함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건이 줄어들수록,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와 편안함을 점차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