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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의 의미

by 우아옹

친척동생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결혼식 내내 신랑과 함께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15년 전 내 결혼식이 생각나 웃음이 났다.


"어쩜! 그렇게 좋으니? 계속 웃고 있네!"

결혼식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였다.

"웃지! 그럼 울어?" 하며 너스레를 떨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결혼식이 주는 의미보다는 하나의 재미있는 이벤트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가던 친척 또는 부모님 지인의 결혼식이 아닌 내가 진정한 하객이 되어 처음으로 초대장으로 받고 결혼식장에 간 것은 대학교 2학년때였다.

동아리선배 둘의 결혼식

선배오빠의 얼굴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키가 작고 오목조목 예쁘장하게 생긴 선배언니의 얼굴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4학년 동갑내기였던 둘은 어느 날 동아리에 와서 결혼소식을 알렸고 우리는 호들갑스럽게 축하해 주었다.

동아리의 잔치처럼 20명 넘게 찾아간 결혼식장에서 예쁘장했던 선배언니는 더 예쁜 얼굴로 연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 좋은 날 왜 이렇게 울까?'

어린 마음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른 혼수준비로 휴학을 하고 결혼을 진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이해되지 않았다.

단지 호들갑스럽게 축하해 주었을 뿐이고 그 이후 두선배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




모든 건 때가 있다.

준비 없이 이른 혼수로 시작한 결혼과 취업하고 어느 정도 기반을 가지고 시작한 결혼은 시작이 많이 다를 것이다.


지금은 그 선배언니의 울음도 이해가 되고 결혼식이라는 하나의 행위가 얼마나 무게감이 있는 행위인지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살아보니 또 알게 것도 있다.

인생 뭐 없다는 거!

각자 만들어가면 된다는 거!

시작이 어찌 되었든 함께하기로 마음먹은 신랑신부가 으쌰으쌰 잘 살아가면 그뿐이라는 거!


둘이 함께하면 뭔들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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