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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시작점과 갱년기 시작점이 만났을 때
정상입니다만,
by
우아옹
Feb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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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야 하는데요?"
"싫어요, 내 맘인데요."
무슨 말만 하면 "싫어요"부터 나오는 사춘기 직전의 사내아이
"휴, 네 말은 알겠어, 하지만 이건 해야 하는 거잖아'
무슨 말만 하면 한숨부터 나오는 갱년기 직전의 여자
사춘기와 갱년기에 돌입한 두모자의 신경전은
집안을
냉장고로 만들기 충분하다.
"빨리해 안 그러면 나 먼저
갈 거야"
"얜 항상 늦어요
"
사춘기 사내아이에게 세상 바쁠 것 없이 느긋한 동생이 좋을 리가 없다.
"엄마가 없을 땐 네가 보호자야"
"조금만 기다려줘, 아직 안 늦었잖아"
갱년기 직전의 여자에게 동생 하나 제대로 못 기다리는 사내아이가 이뻐 보일리 없다.
"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바꿔보는 건 어때?"
아이를 위해 진심으로 이야기해 보지만,
'또 잔소리 잔치구나'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내아이
사실 긍정적 생각하기는 갱년기가 시작된 여자에게도 어렵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강요하는 게 들킨 거 같아 움찔하다.
끝없어 보이는 평행선이다.
누군가 그랬다.
"너 마흔 넘었지? 아이 10살 넘었지?
그럼 그게 정상이야"
그렇구나,
우린 지금 치열하게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구나
.
다행스럽게도 사춘기와 갱년기가 만났을 때 항상 불협화음만 있는 건 아니다.
남북한이 휴전협정을 하듯 우리에게도 가끔
평화가 찾아온다.
그런 날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던 동생들 표정이 세상 해맑다.
3번의 사춘기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갱년기는 1번이라 다행이다.
제발 콤보로는 오지 말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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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지만 우아한 삶을 꿈꾸는 우아옹입니다. 글쓰기를 통해 '나'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자주 만나요 ♡ 슬초브런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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