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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May 01. 2020

함께 읽는 즐거움

삼삼 독서단 3기(2020/3/9~4/24)

벌써 세 번째 횟수다. 이번엔 45일간 총 11분이 95권의 책을 읽었다. 난 총 10권의 책을 읽었고 그중 2권은 중간에 포기했다.(한 권은 너무 황당해서, 한 권은 너무 어려워서)


코로나 때문에 도서관 문을 닫아 책선택에 제약이 많았다. 주로 집에 있던 책을 읽었는데 그게 5권이었다. 교보문고 국민 이벤트로 2권을 무료 대출했고, 2권은 알라딘 중고책을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1권은 동생한테 빌렸다.


10권의 책 중 3권을 추천한다.

1. 노엄 촘스키의 ‘불평등의 이유'는 현대 자본주의 세상이 돌아가는 10가지 원리를 설명해준다. 이 세상이 불평등한 이유는 분명하다. 자본가들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건네주던 빨간약을 먹은 느낌이다.


2. 신경숙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의 아웃사이더인 대학생들이 윤 교수를 중심으로 엮이면서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위안을 받지만 결국 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친구는 죽는다. 주로 예민한 사람들이 쿨한 척한다. 예민한 걸 감추려는 방어기제인가?


3. 최은영 소설 ‘내게 무해한 사람'은 사람 사이의 거리에 대한 얘기다. 내가 더 사랑해서 상처 받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을 때만 볼 수 있고 안 봐도 서운하지 않은,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도 않는 관계는 오래가기 쉽지 않다.



다음 4권의 책들은 추천까지는 아니지만 읽어볼 만하다.

1. 천명관 장편소설 ‘고래’는 삼대에 걸친 여인들의 파란만장 일대기다. 마치 변사들이 말하는 듯한 느낌의 독특한 문장과 무협지를 읽는 듯이 서사를 끌고 가는 힘이 좋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극찬을 해서 너무 기대가 컸나 보다.


2. 신기율 ‘직관하면 보인다'는 직관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공명과 공전에 대한 책이다. 공명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주파수가 통하듯 서로의 상태를 알 수 있다. 공전은 사람 사이의 관계가 직선이 아니라 서로의 원궤도를 돌며 적당한 중력의 균형을 이룰 때 조화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3. 벨 훅스 ‘All about Love는 사랑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말하는 부분이나, 사랑의 정의가 상대적이라고 생각해서 폭력도 사랑이라 불리는 거라고 말한다. 뒤로 갈수록 영적이라던가 뉴에이지스러운 말들이 나오는 게 좀 아쉽다. ‘완전함이란 도달할 수 없는 경지가 아니라 늘 새로워지려는 의지에 가깝다’


4. B. A 패리스 소설 ‘브레이크 다운'은 전형적인 미국 스릴러 소설인데 폭풍우 속에 길을 지나다가 멈춰있는 차를 보고 안 도와주고 그냥 지나쳤는데 다음날 그 차속에 여자가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그 이후로 주인공이 기억나지 않는 사건들이 자꾸 일어나고 자신이 치매가 아닌가 의심되면서 벌어지는 심리묘사가 주로 나온다. 두 사람만 작당하면 한 사람 바보로 만들기 너무 쉽다. 



다음 3권의 책들은 제 기준으로 별로였다.

1.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너무 어려워서 234p 읽고 포기)은 인간의 세 가지 근본 활동인 노동, 작업, 행위에 대한 철학서다. 이 세 가지 근본 활동은 공론 영역과 사적 영역에 걸쳐있고 그 관계에 따라 구분된다. 현대 철학서는 나에게 너무 어렵다. 두 번째 시도인데 아도르노의 ‘미니마 모랄리아'도 포기. 글을 읽지만 딴 나라 언어를 읽는 느낌이다.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


2. 구병모 소설 ‘아가미'는 목 뒤에 아가미 같은 것이 있어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소년과 그 소년을 데려와 키워준 할아버지, 손자와 아가미 달린 소년을 찾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다. 소수자나 외면받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인 거 같은데 작가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3. 베어드 T 스폴딩 ‘초인들의 삶과 가르침을 찾아서' (내용이 너무 황당해서 170p 읽고 포기)는 탐험으로 인도에 간 저자가 ‘에밀’이라는 대사를 만나서 신비체험을 하는 이야기다. 예수처럼 빵 하나로 여러 명이 나눠먹고 순간이동을 하고 400살이 넘게 사는데도 젊을 유지 하며 물 위를 걷는다. 초인들이 아메리카를 위대한 영적인 나라라고 말하는 걸 읽고 중도에 포기했다.



삼삼 독서단 세 번째 시즌이 지났다. 이번엔 코로나 때문에 독서모임도 온라인으로 하고 취소되기도 했다.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날 수 있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사람은 함께 사는 것이고 함께 할 때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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