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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Nov 02. 2019

도시, 과학과 대화를 시작하다.

국회도서관, 영등포구청 상호 협력 협약식 및 북콘서트

건축가 유현준, 물리학자 김상욱, 재주소년 사회

2019년 10월 29일 화요일 저녁 7시 반


강연회를 듣고 난 후 인상은 유현준 교수는 거침없고 재치가 있었고, 김상욱 교수는 깊이가 있고 막힘이 없었다.  김상욱 교수 강연은 광명 도서관에서 [물리학으로 바라본 우주, 세상, 인간] 이후 두 번 째인데 들을수록 내공이 느껴진다. 그 강연 이후 읽은 [떨림과 울림]은 올해 읽은 책 가운데 최고의 책 중 하나다.


강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양성’‘변하지 않는 것' 그리고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중에서 '가치'에 대한 얘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법과 규제가 획일화를 만든다고 하지만 법보다 사람들의 의식이 획일화되었을 때가 더 문제다. 모두가 좋은 대학을 나오고 대기업이나 공무원에 들어갈 필요가 없는게, 모든 사람이 한 방향만 바라보고 달려간다면 경쟁 때문에 지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자신만의 가치를 찾는 게 중요하다. 또 그렇게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게 다양성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너무 불안해하거나 예측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미래라는 건 원래 예측하기 너무 어렵고 도박과 비슷하다. 변하는 것보다는 변하지 않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짝짓기나 소유 같은 인간의 본능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며 수학이나 물리, 철학이나 인문학 같은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세상이 변했을 때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인간은 상상으로 가치를 만들어 낸다. 그냥 변기 하나 가져다 놓았을 뿐인데 현대미술작품이라고 하면 수백억에 팔린다. 인공지능은 그렇게 못한다. 불합리하니까. 인공지능에 대해 인간이 대응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상상으로 인간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수밖에 없다.




유현준 :

물리란 보이지 않는 걸 상상하는 것


김상욱 :

건축이란 인간을 위한 공간의 물리학


유현준 :

사람에겐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그게 집이다. 차도 그렇다. 가장 싸게 구현할 수 있는 게 한강 변 2초 텐트다. 더구나 비싼 건축에서만 쓰이는 돔이다. 우산도 그렇다.


김상욱 :

1920년대에 양자역학이 정립되었다. 미술사에서 초현실주의가 이때 나왔는데 우연이 아니다.


유현준 :

도시는 유기체이고 진화한다. 상수도가 동맥이고 하수도가 정맥이다. 전화나 인터넷은 신경이다. 상수도는 로마에서, 하수도는 파리에서, 전화는 뉴욕에서 제일 먼저 설치되었다.


생명체와 무 생명체를 가르는 기준은 에너지의 흐름이다. 에너지가 들어오고 소화되고 버려진다. 도시도 그렇다.


김상욱 :

인간만 도시를 만드는 게 아니다. 버섯을 키우는 농경 개미도 있고 그 규모도 10만에서 백만정도 되니 전주시 정도 되는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유현준 :

예능 만들 때 기준은 중 2다.


도시 계획의 가장 큰 문제는 획일화다. 도시의 진짜 주인은 자동차다. 자동차를 우선해서 도시가 계획된다.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주차장이 줄어들 테고 도로도 많이 필요 없게 된다. 3d 프린터로 집을 지으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김상욱 :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를 덜 타는 게 아니라 엄청나게 큰 공기 청청기를 만들려고 한다. 이런 생각을 바꿔야 한다. 환경을 위해선 불편함을 감수해야지 보여주기 식 사업을 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과학기술을 너무 기대하지 말고 선호도를 바꿔보자.


유현준 :

강남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분리되어야 한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이런 곳이 여러 군데 분산되어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해 예측하기보다는 변하지 않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짝짓기나 소유 같은 인간 본능은 변하지 않는다. 공유경제를 가장 안 믿는다. 이런 게 너무 발전하다 보면 소유자는 정부나 대기업만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획일화된다. 개인이 소유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다양성 측면에서 좋다.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익명의 상태에서 서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학교를 지을 때도 주위 아파트 층고를 높일 수 있는 곳에 세운다. 인간을 위해 법이 있는 게 아니라 법을 위해 인간이 존재한다.


김상욱 :

유현준 교수 말에 동감한다. 4차 산업혁명이니 스마트 시티니 사짜 냄새가 많이 난다. 돈이 된다면 그렇게 갈 것이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건 도박에 가깝다. 변하지 않는 것에 주목하고 준비하면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


AI가 인간보다 잘하는 건 지금도 많다. 다만 아직 통합 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조만간 이것도 넘어설 것이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은 상상으로 가치를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인간은 상상으로 인간의 가치를 지키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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