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같은 이름입니다. 저는 피랑기파니라는 이름이 제일 좋습니다만 간단히 참파로 써 내려갑니다.
오늘부터 인도는 락다운 4.0 시작이네요. 5월 31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여러 경제활동이 순차적으로 풀린다는 것을 실감합니다만 확진자수가 계속 늘고 있어서 걱정이 됩니다. 저는 이 상황이 가끔 답답해서 한숨을 쉽니다만 나름 익숙해진 상황이라서 이 상황을 즐기려고 합니다.
유튜브에 찾아보니 세계 역사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이 많더군요. 이탈리아와 로마, 페르시아의 역사 등을 배우니 학교에서 배웠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가보고 싶은 나라들인데 눈으로나마 꿈을 키웁니다.
사실 요리는 자신이 없는 분야였습니다. 락다운 되다 보니 몇 안 되는 요리와 야채 소개한답시고 진땀 뺐습니다. 사실 오코노 미야끼를 소개하려고 새벽에 일어났는데 월요일 아침부터 일본인 친구의 추억을 쓰는 것이 좀 그러네요. 마침 책상 위에 참파가 꽃망울을 맺고 있어 가드닝에 대해서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락다운으로 울적한 마음을 위로해준 참파 꽃망울
언젠가 동네 산보 길에 떨어진 참파를 큰 것 한 개를 주워와서 4개로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내친김에 아이보리 참파와 붉은 참파의 교배를 유박사에게 배워서 해놓았고요... 여름 날씨라서 지금 하는 것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평소에 갖고 싶었던 붉은 색 참파를 구하여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난주, 돌풍에 가지가 부러진 것을 버렸더라고요... 저희 집 주변에 키우는 참파가 10그루는 넘는 것 같아요. 이웃에 네그루 나눠준 것을 빼고 넘 키가 큰 것은 또 잘라서 작게 만들다 보니 많아졌어요. 물꽂이 해도 뿌리를 잘 뻗고 물을 잘 안 줘도 꿋꿋이 잘 자랍니다. 나뭇잎을 다 떨구기에 죽으려나 했는데 휴면기에 들어간 것이랍니다. 봄 되면 또 씩씩하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웁니다.
참파는 하와이의 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레이를 만들 때 쓰입니다. 향기롭고 꽃이 커서 여자들 머리 장식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향기로 샤넬 5의 원료이기도 하답니다. ㅎ 건조에 강하여 인도의 혹독한 여름을 잘 견딥니다. 물 많이 주면 안 되겠지요?
물꽂이도 가능합니다. 물에 꽂아놓으면 절로 뿌리가 돋고 꽃도 핍니다. 신기하지요. 너무 커지면 잘라서 삼, 사일 정도 말렸다가 심으면 쉽게 또 다른 참파를 키울 수 있습니다.
작년 고아에 갔다가 15년 전에 묵었던 호텔에 들러서 레스토랑 주인에게 부탁해서 이쁜 붉은색 참파 가지를 얻어왔습니다. 잘 안자라서 죽었나 했는데 5월이 되니 싹이 팍팍 큽니다. 물 주지 말라고 거의 안 줬더니 목이 말랐었나 봅니다.ㅎ 내년에는 붉은색 참파 꽂을 기대 합니다.
붉은 색 참파인듯 한데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가드닝은 올 썸(all thumbs)이었습니다. 멋진 정원을 가꾸려고 말리(정원사)를 몇 년간 써보기도 했는데 말리가 꾀부려서 일은 제대로 안 하면서 돈만 받아가더라고요. 20년 전에 꽤 비싸게 준 말리표 손 삽은 여전히 제 옆에서 그 말리를 기억나게 합니다. 한 달에 몇 번씩 비료값을 달라는데 제대로 식물이 안 커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와서 물만 주고.. 당시 저는 아기가 있어서 신경 못쓰고... 아파트로 이사 가니 참 좋더라고요. 정원이 없으니 가꿀 일도 없구나...
그래서 가든 대신 화분을 들이기 시작했는데 한국에서 여름을 지내고 오면 거의 모든 화분이 죽는 것이에요. 물론 현관 밖에 내어놓고 꾸라맨(쓰레기 치우는 사람)에 돈 주면서 부탁해서 물주라고 했는데도 워낙 덥고 햇볕은 안 들고 해서인 듯했어요.
다시 델리로 리턴해서는 공기가 본격적으로 안 좋아지니 공기정화 차원에서 화분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공기청정기가 저희 집에는 없고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집안이 어수선하기는 해도 화분을 많이 갇다놓으니 공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여행 갔다가 혹은 호캉스 가서 하룻밤 지내다가 돌아오면 집안의 공기가 상쾌해서 느낄 수 있답니다.
공원을 걷다가 떨어져 있는 나무줄기를 가져다 물에 넣어두면 뿌리가 자랍니다. 신기하지요? 너무 신기해서 제대로 자라지도 않았는데 팍팍 끊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곤 한답니다. 그리고 다 먹은 과일 껍데기 등을 집 앞의 조그만 빈터에 심어놓았더니 거기서 과일나무가 자랍니다. 레몬트리가 너무 많아요. 그런데 레몬인지? 오렌지인지 아직 모르겠어요... 망고도 넘 많이 자라서 세 그루 빼고는 다 없애 버렸고 뽕나무도 몇 그루 있고 구아바까지 몇 그루 자라네요... 어딘가에서 꽃씨가 날아와서 싹을 틔우고 나중에 알고 보니 몸에 좋은 것이라서 대접을 받는 것들도 있어요. 차근차근 소개해볼까 합니다.
큰나무에서 자른 아이보리 참파 세가지중 한가지를 붉은색 참파가지와 접붙여 놓았는데 성공입니다.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아침이면 새소리에 잠을 깹니다. 이름 모를 나비와 새들이 저희 집을 방문합니다. 꽃이 피고 집니다. 집콕하면서 하루에 몇 번씩 집 안팎을 들락날락하면서 쳐다봅니다. 그런데 너무 관심을 쏟다 보니 다육이들은 자라지가 않네요. 무심한 듯 던져놔야 하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눈을 마주치니..
자식 교육도 마찬가지겠지요? 너무 정성을 다합니다. 그리고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에게는 좋게 기억되고자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관계에서도 적당한 거리는 필요한 것이지요. 자식들과 부모님들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배웁니다.
이즈음에 가드닝을 통해서 눈을 반쯤 뜨고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간단한 가드닝 소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