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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un 12. 2022

오늘은 럭키 데이, 닐가이를 만난 날!

우리의 일요일 새벽 피크닉은 진행중.

2022.6.12.(일)


지난주에 새벽 피크닉을 같이 간 라다에게 이번에도 같이 갈른지를 물어보는 웟츠앱에 남편 라비가 첸나이에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럼 당연 안 온다고 할줄 알았는데 오겠답니다.


매일 10시부터 오후 5시반까지, 토요일은 격주로 근무하는 인도의 대표적인 생명보험회사의 중역인 라다는 여장부라서 얼굴보는 것은 좋지만 모처럼 일요일 쉬는 날에 뭔가를 하자고 얘기하기가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그제 새벽 운동길에 만난 라비로부터 RBI(우리나라 한국은행)에서 방금 주조된 따끈따끈한 동전을 선물받았었기에 감사의 말도 전했습니다.

인도에서 새로이 주조된 20루피와 2루피 짜리 동전, 인도 독립 75주년 기념 주화이다.

5루피 짜리가 두개라서 영미씨에게 준다고 했더니 5루피... 5엔... 일본에서는 ご縁, 좋은 인연의 뜻으로 행운이 있으라고 동전 5円을 좋은 의미로 많이 사용한답니다. ご縁하고 5円하고 똑같이 읽히거든요. 영미씨와는 정말 전생에서부터 뭔가 이어져있는 사이 같이 잘 통합니다. 우리의 좋은 인연이 영원하기를 바라면서 그녀를 통하여 또 한가지 배웠습니다.


****


새벽 5시 20분 차이와 과일을 준비하고 막 떠나려는데 라다가 벌써 반대쪽 게이트에 들어섰다고 연락이 옵니다. 서둘러 도착하여 로미를 만났습니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입니다.  라다를 만나러 가는 길에 닐가이Nilgai를 만났습니다. 어미를 찾는 것 같이 겁에 질린 모습인데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습니다.  라다를 만나서 반기면서 걸어가는데 아까 그 닐가이가 숲길을 벗어나서 우리들의 산보하는 길로 나옵니다. 손을 뻗치면 쓰다듬을 수도 있는 지척인데요... 혹시 발길질 할까봐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우리의 해맞이 포인트를 지나서 와일드한 자연을 거쳐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문이 열려있어서 그리로 출입을 했거든요... 그리고 동네 여인네들이 화장실로 쓰는 관목숲을 지나치지 않아도 되니 덜 부담스럽구요.


그런데 어쩌나! 대문과 쪽문이 둘다 굳게 잠겨있습니다. 여기서 돌아가려면 30분이상은 더 걸릴터인데... 마날리에서 사과나무와 자두나무를 타고 놀던 로미가  뛰어 넘어갈 수 있다고 하면서 시범을 보입니다. 라다와 저는 출렁대는 대문을 꼭 붙들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라다 차례. 덩치가 곰 같아서 걱정 많이 했는데 무난히 잘 넘어갑니다. 내차례... 하마터면 발을 꼽칠 뻔 했습니다. 그래도 한번쯤 이런 경험은 평생 추억으로 남아 있겠다라면서 즐거워 하면서 비탈길을 올라갔습니다.


사진으로보면 제법 산세가 느껴집니다만, 비탈진 언덕 수준입니다.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야생적이고 원시적인 환경이라 그런지 늘 생경하게 보입니다. 델리를 벗어나 멀리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여기는 코로나 봉쇄령동안 남편과 제가 새벽녘에 돌아다니면서 개척?한 여러 루트중 하나입니다.^^

정상에 올라오자마자, 각자 준비해 온 아침거리를 후다닥 내놓습니다. 시장이 반찬입니다.^^

로미는 두가지 패티가 든 아따 버거를, 라다는 건파우더를 뿌린 이들리를, 나는 차이와 과일을 준비해 갔다ㅡ

정상에서는 제법 바람도 불고 주변에 사람들이 없어서 이번에는 서로의 요가 포즈를 취하면서 놀았습니다. 라다는 퇴근후 얼른 저녁 준비해 놓고 한시간 가량 아메다바드의 요가 구루로부터 개인 교습을 매일 받는 답니다...  아들로부터 설렁설렁 살라는 얘기를 듣는다지만 부모가 맹렬히 살면 그것도 자식들에게는 좋은 교훈이 되지 않을까요?

바람은 불지만, 조금 덥습니다. 해가 더 떠오르기 전에 하산합니다.  우리 셋의 공통점은 아들이 둘, 모두 터울이 있습니다. 특히 로미와는 두 아들의 나이차가 9살 터울로 년도가 동일 합니다. 라다네는 5년 터울이구요.

우리의 우정이 오래 기억에 남도록  오늘도 멋진 추억거리를 만들고 왔습니다.


새벽 5:30 출발 ~7:45 am 하산

약 8,500보 걷기


#인도에서공부하기 #일요일아라벨리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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