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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Feb 02. 2022

책 70권 팔고 15만 포인트를 얻었다

내가 생각하는 진짜 완독의 기준에 대하여

이달 말에 처가댁으로 이사를 한다. 혼자 자취할 때나 지금이나 이사를 한다고 하면 책이 가장 큰 짐이면서 귀중품이다. 서재에 있는 책 중 소장 가치가 있는 책들을 제외하고 전부 팔거나 버릴 생각이다. 3년 전 결혼하던 즈음에도 100권 정도를 팔아 10만원의 현금을 얻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금액이 나오겠거니 싶었다. 이번에는 책의 상태가 괜찮거나 최신인 것들이 많아 값을 좀 더 받을 수 있었다. 대강 계산해보니 15만원을 yes24포인트로 환급받았다. 이사를 하면 근처 도서관을 자주 애용할 것이라 와이프에게 얘기했지만, 3년 뒤에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있을 것이라 적잖은 확신이 든다. 3년마다 하는 책갈이가 어찌 보면 나와 핏이 맞는 책들만 남긴다는 게 즐거운 측면도 있다.



1년 동안 펴보지 않은 책은 앞으로도 읽지 않는다


그간의 독서 패턴을 회고해봤다. 1 동안 책장에서 꺼내지 않은 책은 이후에도 읽지 않았다. 3 전에 언젠가 보겠지 라는 생각으로 팔지 않고 소장했던 책은 지금도 펴보지 않고 먼지의 두께만 늘었다. 이런 패턴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같다. 나를 가장  아는   자신이니까. 책을 완독하고 리뷰를 남기면 오히려 책보다 리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이런 부류의 책들  소장가치가 떨어지는 책도 안녕이다. 리뷰를  책은 다시   같지만  본다.


한 권의 책에서 하나의 문장이나 구절을 기억하고 그것에 대한 내 생각이 남겨졌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리뷰를 남기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한다. 그 책 좋긴 했는데 어느 문장이 좋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하기 힘들며, 나중에 시간이 지나 돌아봤을 때 도움이 되거나 지적 자산이 되기 어렵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쓴 ‘책 잘 읽는 방법’을 보며 뼛속 깊은 공감을 했다. 그분의 책을 읽은 뒤부터는 나도 인스타그램에 리뷰그램을 남기고 있다.



잘 정리된 리뷰는 연애편지를 보는 마냥 뜻깊다


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메모나 기록에 약간 광적인 측면이 있다.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를 목표로 잡으면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다. 내게 완독이란 책을 읽고 가급적 그 책으로 독서모임에서 얘기를 하고, 이를 통해 얻은 생각과 발견을 글이라는 기록으로 남기는 행위다. 그래야 오래 남고 10년이 지나도 다시 보게 된다. 가끔 나는 오래 전에 내가 쓴 리뷰를 읽는다. 잘 정리된 리뷰는 오래된 연애 편지를 보는 것 만큼이나 뜻깊고 의미가 있다. 어떨 땐 내가 쓴 글이 낯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그건 어찌 보면 그 때보다 나의 글쓰기 수준이 높아졌다는 얘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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