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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Feb 15. 2022

몸을 움직이니 잡생각이 사라졌다

움직임의 뇌과학, 캐럴라인 윌리엄스 지음

일이 많거나 잡생각이 많아지면 가끔 뒷골이 땡길 때가 있다. 몸이 내게 보내는 위험 신호다. 방치하면 그대로 골로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이럴  나는 가급적 억지로라도 밖으로 나간다. 스트레칭을 하고 처음에 빨리 걷다가 조깅을 20 이상 하다 보면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상쾌함을 느낀다. 알고 보니 이러한 현상을 '러너스 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걸 과학적으로 증명할 방법은 없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던 도중 발견한 '움직임의 뇌과학'이라는 책은 나의 궁금증을 말끔히 해결해줬다. 책에서는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하며 몸을 움직일  발생하는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발에 체중을 실으면 발의 대동맥이 눌려서 혈액의 난류가 증가하고, 뇌 혈류랑이 10~15% 늘어난다. (중략) 과학자들은 뇌 혈류량을 늘리기 위해 일어서서 움직여야만 하는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중력'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우리가 뼈에 체중을 실을 때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 때문이며, 그 변화가 우리 정신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사람이 움직이면 뇌에 혈류량이 증가하게 되며 이게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보다 걸을 때 더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걸까. 운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건 내게 평생 과제이자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일단 운동을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머릿속 생각을 지우고 문 앞까지 가야 한다. 거리 상으로 10M도 되지 않는데 참 멀게 느껴진다. 머뭇거리고 잡생각을 하다 보면 그럴싸한 핑계를 찾게 된다. 하지만 일단 문 밖을 나서면 어떻게든 1시간은 걷든 뛰든 몸을 움직이게 된다. 저녁 운동보다는 아침 운동을 좋아하는데 아침 운동은 뇌를 깨우는 효과가 있어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바른 자세로 앉거나 서는 게 스트레스에 완충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같은 최악의 경험에서도 바른 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긍정적인 심리를, 구부정한 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심리를 느꼈다. 바른 자세를 한 사람들은 일인칭으로 말하는 횟수가 적었다. 이는 그들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덜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자기 내면에 집중하는 경향은 우울증의 특징이며 자책하고 과거의 실수를 곱씹는 경향과 관련되어 있다.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한다는  삶이 조기에 종료될  있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한다. 염증은 신체에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졌을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스트레스에도 반응한다고 한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투쟁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경보를 울리는 것이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긴장 상태 자체가 스트레스이며 이는 만성적인 약한 염증 상태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는 건강에 정말 좋지 않다고 경고한다. 이를 완화하려면 의식적으로 스트레칭을 해야 된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실험에서 스트레칭을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염증 주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면역 활동의 징후인 백혈구가 조직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긴장을 유지하는 게 몸에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조금 충격이었다.


 쉬어야 한다.  쉬어야 다시 일을   있고 그렇게  돈으로 가족과 행복한 시간도 보낼  있다. 예전에 해외 패키지여행 인솔자 출장을 가면 손님들에게 일정표를 나눠줬다. 일정표에는 하루에 먹어야  삼시세끼와 어떤 관광지를 보는지에 대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여행을 인솔하는 입장에서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여행이 맞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해외는 처음이고 언어에 서툴다는 이유로 무리한 일정을 짜서 사람들을 인솔하는  과연 맞는 걸까 라는 생각을 했던  같다.


어르신들은 대체로 해외에 나온 것만으로도 좋아하셨고 자녀가 거금을 들여 여행을 보내줬다는 사실에 행복해하셨다. 어르신들을 모시는 여행은 패키지가 적합하다지만 종이의 여백없이 빡빡한 일정표는 서로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여튼, 여행이라는 것도 관광이 되면 누군가에겐 스트레스다.


휴식이 지나칠 경우는 독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행복을 가장 높게 평가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5~6시간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휴식 시간이 그 이상이면 지루함과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하며 이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어떤 휴식이든 자발적이어야 한다. 누군가가 강요해서 억지로 하는 휴식이라면 효과가 없다.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휴식으로 느끼는 건 성격이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를 떠나 동일했다고 한다. 아침에 잠깐 하는 명상이 하루를 행복하게 만드는 게 기여한다는 게 이런 걸 말하는 걸까. 얼마 전  '챌린저스'라는 앱을 통해 아침 5분 명상을 2주 동안 했는데 명상이 왜 좋은지를 몸소 느끼고 있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며 온전히 내 몸에만 집중하고, 오늘 하루는 행복할 것이다 라는 자기 암시가 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2주 동안 명상 챌린지에 성공한 이후에도 나는 아침 명상을 지속할 계획이다.




세계 전역에 걸쳐 100세 이상 사는 사람들이 평균보다 열 배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은 뭘까. 바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것이라고 한다. 소파에 앉아 몇 시간이나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 것을 휴식이라 느끼지만 보고 난 뒤에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이게 과연 휴식이 맞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제 과학적으로 우리 몸을 움직일 충분한 명분은 찾았다. 그냥 움직이면 된다. 잡생각과 핑계는 그만 접어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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