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프로덕트 오너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다
프로덕트 오너 라는 직군은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4년 동안 했던 내가 회사를 옮긴 이유는 간단했다. 직접 상품을 팔아보면서 실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그런 내게 프로덕트 오너 라는 책은 앞으로 어떤 자세로 업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려주는 지침서 같았다. 책을 읽으면 인상깊은 부분은 책 끝을 접어두는데 이 책은 다 읽고 나니 페이지의 1/3 정도가 접혀 있었다.
PO는 절대로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다. CEO보다 ‘미니 CEO’로 불리는 PO가 하는 일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주어진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PO는 늘 명확한 사실과 데이터를 가지고 설득해야 한다.
프로덕트 오너는 하나의 상품 또는 서비스를 총괄하는 자리다. 물류, 기획, 판매, CS 등 모든 부분에 개입되어 책임을 진다.미니 CEO라고 부르지만 권한은 거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상품에 누구보다 애정이 많아야 하며 CS도 직접 챙기며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파악해야 하는 사람.꼼꼼하면서도 의사 결정이 빨라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면 하면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한 이유가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협업이 필수니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더라도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걸 느낄 수 있게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느꼈다.
책을 읽고 나서 실장님께 말씀드렸다. 앞으로 PO의 역할을 하고 싶고 PO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설명드렸다. 물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고객 CS까지 챙겨야했다. 지금 별도의 MD가 없어서 어떻게 보면 MD의 역할까지 해야 하지만 하나의 목표가 생긴 이상 업무를 즐기고 있다.
얼마 전, 상품을 사용한 고객의 리뷰에 답글이 없어서 답글을 작성하면서 무엇에 불만인지, 어디에 만족하는지를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가 매일 아침 고개의 VOC를 종교적으로 읽는다는 기사를 얼마 전에 봤는데 아마존이나 마켓컬리나 고객에 대한 집착이 기업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나도 출근을 하면 고객의 소리부터 보고 있다.
나는 데이터 분석의 결과가 두 가지로 분류된다고 본다. 단순히 참조할 수 있는 것과, 곧바로 어떤 행동으로 옮겨 무언가를 바꿀 수 있게 해주는 것. '액셔너블 Actionable'한 데이터는 PO가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제시해준다.
상품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상품과 그것을 이용하는 고객에 대한 집착, 그리고 고객으로부터 나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액셔너블한 플랜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데이터를 직접 수집할 줄 알아야 하고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PO는 판단해야 한다. 함께 일하는 개발자한테 정확한 요구사항을 전달해야 A/B 테스트를 하더라도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PO에게는 오너십Ownership이 제일 중요하다. 이 오너십의 개념이 무너지면, PO는 힘을 잃게 된다. PO가 자신의 프로덕트에 대한 직접적인 가설 설정과 요구사항을 정의할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그 PO의 오너십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PO를 채용했다면, 기본적으로 그 PO에게 오너십을 모두 넘겨야 한다.
PO의 오너십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한다. 일단 한번 맡기면 믿고 가야한다는 얘기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PO에게 오너십을 맡길 수 있을 만큼 믿음과 신뢰가 가는지를 판단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 충분히 어필해야 할 듯 싶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재밌게 읽었다. 누가 내게 한 권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요즘 나는 프로덕트 오너 라는 책을 추천한다. (물론 이 쪽 일을 하는 사람에게 한정된 얘기지만) 최근에는 기업에서 프로덕트 오너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외부 교육 프로그램도 개설되는 듯 하다. 기회가 되면 참석을 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