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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Jan 16. 2021

내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나는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엊그제 나는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이제  세상에 나온 아이를 처음 보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던데 나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 생각에 기뻐서 얼굴에 웃음만 가득했다. 엄마의 뱃속에서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는지 이름을 부를 때는 울음을  그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사실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기 전에는 아이를 낳는 대신 결혼해서 같이 혹은 각자의 인생을 즐기자는 입장이었다. 아이를 키우게 되면 적지 않은 희생과  삶의 일부를 포기해야 된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만약 와이프도 나와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아이를 갖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와이프는 아이를 원했고 덕분에 윤우가 태어났다. 없이 둘만 행복하게 살거라고 선언했다면 어르신들이 우리 부부를  때마다  아이를 갖지 않냐며 계속 말씀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그게 두려워 아이를 낳은건 아니지만 말이다.


 힘들게 출산을 한 와이프를 옆에서 간호하면서 내가 사랑하는 한 여자가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아직은 낯설게 느껴진다. 무려 10 달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었던 와이프에 대한 약간의 존경심도 생긴다. 무엇보다 아이와 산모가 모두 건강하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낀다. 출산을 축하한다며 지인들이 카카오톡으로 선물을 주신다. 선물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면서도 왜 나는 그동안 주변에 출산했던 지인들을 챙기지 않았는지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생긴다. 이래서 어른이 되려면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가.


좋은 아빠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와이프와 단둘이 병실에 있다 보니 평소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아이가 주체적으로 살 수 있게 선택권을 많이 주고, 애정 표현을 많이 하자는 얘기를 했다. 어떻게 보면 내가 어릴 때 느꼈던 부족한 부분을 아이가 느끼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기도 하다. 평소에 알던 형님은 앞으로 아이 교육과 관련한 수많은 얘기를 들게 될 텐데,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참고만 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남들이 한다고 다 따라하는 게 가장 안 좋은 교육이라고.


나를 닮은 아이를 보면서 또 다른 내 편이 생겼다는 사실과 아이가 함께 만들어 갈 앞날들이 기대된다. 아이는 내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물어볼 것이다. 내가 아버지한테 그랬던 것처럼. 돌아가신 아버지가 아들 손주를 생전에 보셨다면 감회가 새로웠을텐데. 아버지는 어릴 적 내게 슈퍼맨 같은 존재였다. 누구나 좋은 아빠가 되기를 꿈꾼다. 몇 년이 지나 아이에게 그런 질문을 했을 때 긍정적인 대답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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