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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 권 분자

짧고 긴 사유

by 권작가
동백, 귀고리.jpg


상실


권 분자



꽃이 댕강댕강 떨어진 나무 아래서

잃어버린 귀고리를 찾는 동백나무를 가만히 지켜보는데

왜 내 발끝이 아플까


별을 타고 3년 전으로 날아가서

나를 옥죄는 VIP실 <불완전판매>부추기는 담당자 앞에 앉아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는 나에게

"저 여자 조심해 노후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중이야 연쇄살인마라고"

내가 나에게 암시가 되고 싶었다


어쩌면 동백은 잠시잠깐 떠났다 돌아온 그때의 그대들인 양

어떤 암시로 피어있지는 않았을까


하루에 한번씩 나를 관리하던 보디가드를 못 봐서 아팠던 나는

절대로 만날 수 없던 먼 곳

그때의 그대들을

이제야 문득 알아가는 중


꽃이 떨어진 곳에서

꽃이 핀 곳으로 건너뛰는

별은 타임머신


그대가 걸어준 귀고리를 잃을까봐

안절부절 못했던 통증의 시간은

돌부리를 걷어찬 발처럼

과거의 그대도 미래의 나도

함께 아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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