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능소화, 비에 젖다 / 권 분자

짧은 단상 시

by 권작가
능소화, 피다5.jpg


능소화, 비에 젖다


권 분자



관음사 지장전 뜰에

능소화 비에 젖고 있다


가야금 선율 따라 활짝 피던 그녀가

팽팽한 몸 구석구석 높은 음을 내던 그녀가

그만 툭

줄 끊어진 가야금이 되었다


무릎접고 업장소멸 비는 등 뒤

비는 낮은 골을 타고 흐르고

떨어진 능소화 꽃잎


뗏목처럼

움찔한다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26화장맛비 사건 / 권 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