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걸어가는 길은 늘 사람들이 북쩍인다
한강은 크고 긴 낭떠러지 아래로 난 길처럼 한강을 걷는 일은 생경한 풍경이다
내가 살고 있던 땅보다 낮게 드리워진 장소에서 강북과 강남을 바라보는 것은 마치 다른 세상을 보는 듯 익숙지 않다.
먼 바닷가나 산봉우리를 찾기보다 수월한 곳에 한강이 늘 옆에 있었다
그러나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이제는 잊고 만 산다.
작은 능선이 나 고개의 오르막길에서 힐긋 고개를 돌리면 보이던 강은 이제는 성채를 이룬 아파트 성벽에 가로막혔다
성밖의 백성인 나로서는 더 이상 아쉬워하는 것을 그만하고 한강에 나와 곁에 바짝 두고 같이 걷는다
한강을 거슬러 동으로 걷다 보면 인생에 길을 되돌아가 보고픈 이들을 볼 수만 있을 거 같다
나는 대교의 다리를 볼 때마다 강으로 진입하는 입구들을 지나칠 때마다 생각한다
살아오다 인생의 길에서 만나던 갈림길들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아버지와 헤어진 갈림길
어머니와 헤어진 갈림길
형제들
친구들과 갈라져 걸어왔던 길이 어디 즘 일까
지금 내 옆에 같이 걸어가는 이 또 걸어갈 이 가 저 한강 하류 즘 기다리고 있을까
어쩌면 바쁘게 뛰어가다 그들을 지나쳐 갈지도 모른다
세상의 이치란 단순해서 강은 바다로 흐르듯이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이렇게 걷다가 지나쳐가는 풍경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묵직하게 걷다 보면 아니 잠깐 서서 보면 놓치는 것들이 적을 것이다
나의 인연들을 한번 돌아보고 서서 그들을 기다리며 걷고 싶다
한강공원의 길처럼 인생은 되돌아서 한 바퀴 더 두 바퀴 돌 수는 없는 게 인생길이다.
비릿한 강내음이 바람에 실려와도 코 끝이 상큼한 봄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