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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msoo Kim Jul 14. 2019

[북토리] 행복은 내가 쓰는 대로 이뤄지는 거야.

김가희 [나는 행복하기로 선택했다] 독서모임 이야기



오늘은 트렌토리 모임 안의 소모임. 북토리가 열린 날이다. 북토리는 참여자가 책을 읽고, 자신이 뽑은 한 구절을 가지고 삶의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모임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나는 3개월 간 북토리에 나가지 못했다. 전 직장에서 나를 떠 보려고 했던 사람들, 갑자기 어려워진 집안 사정과 조모님의 병환 등, 책을 읽고 깊은 사색을 할 수 없는 환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요 몇달간 고생한 끝에, 이제는 북토리에 나가도 괜챃겠다 생각을 했다. 마침 오늘 북토리가, 나에게는 더없는 귀인, 가희 누나(김가희 작가)의 책, [나는 행복하기로 선택했다]로 열렸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가희 누나 얼굴도 보고, 요즘 극한의 무기력에서 벗어나 다시 달리고 있어서... 다시 달리는 길,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단 마음을 가지고.




#1. 내가 고른 한 문장



서론에 썼듯, 북토리 모임은 "내가 고른 한 문장"으로 모임을 진행하는 형식이다. 늘 그렇듯, 나는 가희 누나의 책 [나는 행복하기로 선택했다]에서 한 문장을 골랐다. 처음엔 어떤 문장을 고를까 고민했다. 아버지의 트라우마가 가족 전체를 지배했을 시점, 주변 사람들이 다 날 괴롭히는 것 같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안 될 단어를 검색하던 시점(지금은 노노! 삶을 행복하게 살고 있어서!), 나는 이 책을 만났다. 나보다 더 힘든 세월을 겪고도 행복을 나눠줬던 작가님의 마음을 책으로 느낀 덕분일까. 지금은 행복하게 잘 산다. 행복을 더 발견하려고 작은 걸 시도하고 있다.


이런 나의 삶이 떠올랐기 때문에, 나는 "내가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음식을 먹을 때 기분이 좋은지, 내 마음의 행복을 찾아 나섰다"는 문장을 골랐다.










요즘 나는 행복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시도하고 있다. 그렇게 산 지는 얼마 안 됐지만, 남들보다 6개월 빠르게 삼재 중 가장 힘들다는 들삼재를 겪으며 "내가 힘들다고 세상을 저주하는데, 세상이 나를 예뻐해줄까?"를 깨달았기에 행복을 찾아 작은 것부터 시도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번 달 초까지 대위기를 겪은 후, 다시 취준 도전의 길을 선택했다. 취준을 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것은 나의 에너지였다. 내가 부정적인 에너지를 뿜으면, 면접관들이 좋게 볼까?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만의 업무 사이클에 맞춘 플레이리스트부터 만들었고, 각 감정이나 상황이 필요할 때 음악을 들었다. 이 행동을 통해 나는,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글을 써야 할 때는 더 원, 윤민수, 이소라의 노래를 들어야 하고, 기쁨이 넘칠 때 들었던 모모랜드, 트와이스의 상큼한 노래나 샤우팅 넘치는 김경호와 하현우의 노래가 내 텐션을 끌어 올려 나를 행복하게 해줬다는 걸 알게 됐다. 진짜 내 슬픔을 이해해야 했을 때는 태극기 휘날리며 OST, 아이유의 노래가 날 위로해줬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일부러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러 다녔다. 거기서 깨우친 건,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은 고기와 동치미 육수(혹은 묵사발)였다는 거다. 고기를 먹으며 헛헛한 속을 채우는 호사를 누리고, 목이 막힌다 싶으면 동치미 육수나 묵사발을 들이키며 느끼는 짱 시원함은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걸 하면서 궁극적으로 느낀 것은,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라, 내가 일상 속에서 행복을 주는 것을 찾아 즐기는 것"이었다. 행복하고 싶다고 말만 하는 게 아니라, 거창한 행복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소소한 것부터 찾아 즐기는 것이... 곧 행복임을 이 행동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2-1. 독서모임 속 이야기 - 시련이 나의 틀을 깨게 만들어주다



가희 누나의 책으로 열린 북토리 모임. 오늘 모임은 자신을 잘 가꿔가는 사람들과 퇴사자들이 많이 참여했었다. 그중에서 강제 퇴사 당한 분의 이야기가 내 마음을 울렸다. 왜냐면 나도 강제 퇴사를 두 번이나 겪었고, 그것 때문에 면접에서 "왜 그 회사가 충재 씨를 버렸을 것 같아요? 당신에게 문제가 없었나요?"란 소리를 제법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분 이야기 다음에 나왔던 가희 누나의 이야기 /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련이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계기가 됨을 알게 됐다. 또, 최근 했던 강제 퇴사가 내 틀을 깨고 나를 성장시켰던 계기가 됐음도 깨달았다.


내가 깨달았던 포인트는 "강제 퇴사라는 시련이 나의 틀을 깬 시작점"이었단 것이다. 최근 회사에서 강제 퇴사를 당하기 전까지, 나는 틀이 매우 강했다. 성공할 때까진 일에 전념해야 하며, 내가 대도서관이나 보겸, 영국남자 급은 되어야 성공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다른 것들은 대충 했다. 옷도 대충 입고, 음식도 대충 먹었다. 지금은 대충 해도, 나아질 나의 미래를 위해서 꾹 참고 일만 했었다.


근데 그 결과가 강제 퇴사였다. 그것도 두 번째 강제 퇴사. 이쯤 되니까 생각이 바뀌었다. 열심히 살면 미래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나에게 꽃길이 자동으로 열릴 거라 생각했는데 달라진 게 없다니. 게다가 건강은 더 나빠졌다니? 이 때, 나는 "이럴 거라면, 지금의 행복을 참지 말자.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미래가 행복할까?"라고 생각했고, 미래에 가장 행복할 때 누릴 것들을 조금씩 시도해보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퇴사 당일, 친구들을 모아 을지로의 힙한 고깃집에서 파티를 열었다. 미뤄 뒀던 명상 휴가 여행을 다녀왔다. 음식을 먹더라도, 내 행복을 줄 수 있는 것들을 골라 먹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이 때부터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지금은 다 참고 일만 해야 해! 성과를 빨리 누려야 해!"라는 틀이 깨지기 시작했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에만 열어야 한다는 퇴사 파티를 가장 슬픈 날에 했으니, 틀이 깨진 거라고 볼 수 있다.











조금씩 틀이 깨지기 시작하니까, 옷을 잘 입고 싶다는 소원이 생겼다. 그리고 [맛있는 녀석들]에서 김준현, 문세윤, 유민상이 뚱뚱해도 자기 스타일대로 옷을 잘입는 것을 발견했다.여기서 틀이 또 깨졌다. 뚱뚱하면 주어진 옷을 입어 한다는 틀이. 틀이 깨진 날, 비마이셀프에서 생활티셔츠를 두 벌 샀다. 문세윤이 [맛있는 녀석들 미국 먹방 예행연습 편]에서 청바지에 NBA 져지를 입은 게 멋있어 보여서 NBA 져지를 사서 입었다. 이 옷이 과거 인큐에서 들었던 디자인 프로젝트 때, 나를 잘 나타내는 파란색이었기 때문에 난생 처음 "충재님, 옷 잘 어울려요!"라는 좋은 말을 듣게 해줬다. 이후, 옷에 더 관심이 생기니까 운동도 열심히 하게 됐다. 덕분에 오늘은, 마이멘션에 가기 전... 나이키 매장에서 전부터 입어보고 싶었던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사서 입을 수 있었다. 그것도 NBA 져지를 샀을 때보다 한 치수 작은 것으로 말이다(MLB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도 같이 ㅋㅋㅋ).


이렇게 작은 것들이 모이니, 삶을 결정짓는 큰 틀이 깨졌다. 타의로 인해 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다닌 적이 없는 나는, 신입으로만 넣어야 한다는 틀이 강했다. 하지만 취업 박람회에서 만난 컨설턴트가 내 경력이면 일반 회사에서는 주임급 포지션이기 때문에 경력직으로 넣어도 충분하다고 해줬다. 그 말을 듣고, 신입으로만 넣어야 한다는 틀을 깨고, 과감하게 경력기술서를 쓰고 경력직 공채 12곳에 지원했다. 그리고 5곳에 서류합격을 했고, 2곳은 최종 면접까지 볼 수 있었다.


아, 그렇구나. 두 번째로 당했던 강제 퇴사로 인해 현재의 행복을 생각하게 됐고, 행복을 미뤄왔던 틀을 깼기 때문에 여기까지 내가 올 수 있었구나. 모임의 이야기로 이걸 깨달았을까. 나는 내 행복을 더 찾고, 더 만들고 싶어졌다.




#2-2. 행복은 내가 쓰는 대로 이뤄지는 거야.




북토리 시간에 기억 남았던 이야기 두 번째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목표 등을 종이에 적으면 언젠가 이뤄진다"는 이야기였다. 가희 누나도,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했던 부분이었을까. 그 덕분에 하고 싶은 것을 적고 이뤘던 경험이 떠올랐다. 희망도 없던 첫 직종을 때려치고 지금의 마케터로 오기까지, 소정쌤 블로그를 안 다음, 인큐의 무료 적성계발 프로젝트였던  백마적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내 생각, 내가 바라는 모습과 함께,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적고 실천한 내용을 블로그에 68일간 공유했었다.


그래서 원했던 마케터로 이직할 수 있었는데, 나를 뽑아 주셨던 팀장님께서 "나는 충재 씨 백마적 일기 읽고, 충재 씨를 채용했어요. 희망 연봉대로 계약해줄테니, 열심히 합시다"라고 말씀해주셨다. 생각해보니까, 블로그란 디지털 종이에 내 목표를 적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고, 긍정과 감사의 에너지가 그에 반응해 꿈을 이루는 에너지를 보내준 것 같았다. 가희 누나의 책으로 열린 북토리는 나에게 이것을 다시 상기시키게 해줬다. 에너지 좋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말을 통해서 말이다.












아, 그렇네.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을 적어서 노력했기 때문에, 긍정과 감사의 에너지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 것이었구나. 내가 행복하려면,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을 적고 느리더라도 액션으로 실천하면 되는구나... 이것을 깨달은 북토리였다.






#end. 행복한 삶을 위해, 내 행복을 적다



북토리를 통해 배운 것은, 바로 적용시켜 본다. 지금 나는 어찌 되었건, 이달 안으로 취업해야 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내 행복을 추구하며 삶을 긍정과 감사의 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북토리 때 나왔던 "행복을 위해 종이에 적고, 실천하기"일 것이다. 나는 내 꿈들을, 내 행복을 위한 조건을 적으며, 다음 주부터 다시 시작될 취준 도전과 내 행복을 마음을 담아서 기원을 드리며 실천해 나갈 것이다.







1. 구글과 같이 "일에 집중할 수 있고, 나의 성장으로 팀의 성장과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회사"로 입사하고 싶다. 그리고 이번에는 팀원과 선후배 분들과 협업하며 3년 이상 다니고 싶다. 이를 위해서 내일부터 구글 애널리틱스와 넛지 등, 마케팅 툴과 이론 스터디를 시작하고, 경력공채로 넣을 수 있는 회사 지원을 계속 할 것이다. 또, 회사원으로서의 내 마지막 커리어가 구글이기를 바란다.


2. 감사하게도 지난달 보다, 옷 치수를 줄일 수 있었다. 아직 뱃살은 여전하지만, 옆구리가 점점 빠졌던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리라. 이번에는 한 치수 더 줄여, 트렌토리와 토리 모임에 나를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파란색으로 디자인된 프랑스 국가대표팀 유니폼 /내가 꿈으로만 뒀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참석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축구팀, 농구팀, 야구팀 유니폼 입을 때 행복했는데, 이번에 내 틀을 깨면서 이 행복을 다시 느꼈다. 이왕이면 살 조금 더 빼서, 나를 멋지게 표현하는 프랑스 국가대표팀 유니폼 / 나의 로망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트렌토리, 토리 모임 때 입고 참석하면 어떨까?


3. 올해는 연애를 하고 싶다. 삶의 풍파를 겪다 보니, 이제는 조금씩 남이 말하는 것을 듣는 귀가 생기고, 연인과 함께 하면 더 행복한 날이 올 거라는 약간의 희망 같은 것이 생겼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힘들 때, 내가 그 사람이 쉴 수 있는 그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면 연애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 요즘 들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연애를 하고 싶다. 나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


브런치라는 디지털 종이에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들을 적고, 조금씩 실천하자. 가희 누나 북토리에서 느꼈던 것들을 해보자. 행복은 내가 쓰는 대로 이뤄지리니, 쓰고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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