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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여름,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고용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었다는 통계를 발표한 직후, 통계를 책임지던 에리카 맥엔타퍼 국장을 해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 수치가 공화당과 자신을 나쁘게 보이게 하려고 조작되었다며 공정하고 정확한 통계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조작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과 여러 정부 경험자들은 대통령의 이 같은 처사가 오히려 미국 경제 통계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장은 전통적으로 양당의 검증을 거쳐 임명됐으며, 통계의 객관성과 독립성이 매우 중요한 자리로 여겨졌습니다. 이번 해임 대상이었던 맥엔타퍼 국장 역시 오랜 정부 경력과 뛰어난 전문성을 인정받아 최근에야 상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임명된 인물이었습니다. 실제로 데이터 조작의 흔적은 전혀 없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미국의 고용 통계는 약 63만여 개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매달 시행되는 설문조사 기반으로 작성되며, 최초 발표 이후 추가로 들어오는 자료를 반영해 두 차례의 수정을 거치게 됩니다. 최근 발표된 5월과 6월 고용수치는 당초 발표보다 총 25만 8,000명이나 줄어드는 등, 코로나 이후 보기 드문 대규모 하향 수정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수정은 조사 응답률 저하, 계절조정 변수, 자원 부족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지, 의도적인 조작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데이터는 연준과 투자자, 기업 등 경제의 다양한 주체에게 중요한 의사결정의 토대가 되며, 그 투명성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동산 통계를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시세 중 어느 것을 신뢰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서로 다른 주장을 하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정치적 논리에 따라 통계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한국이나 중국 등에서 종종 보였던 일이지만, 미국처럼 금융 시스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선진국에서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미국 통계 데이터 역시 더욱 비판적으로 감시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하는 사건입니다.